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다는 자체가 살인에 대한 미필적고의로 엄중한 처벌을 해야 맞지만 한국은 정말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서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서 미필적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심리적으로 그 행위를 용인하고 행동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즉 문제가 되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그 행위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용서받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 한 번쯤 왜 그럴까,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유럽이나 미국 혹은 가까운 일본을 보더라도 처벌이 우리와는 매우 다르다. 미국의 경우에는 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음주 운전은 살인죄와 다름없이 매우 강한 처벌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에는 음주 운전으로 두 명의 여성을 숨지게 한 가해자에게 2급 살인죄를 적용해서 종신형을 선고했다. 사건은 2021년 7월 10일 새벽에 만취한 트럭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과속하여 사고가 일어났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카운티 법원의 재판부는 음주 운전의 경력이 있는 피고인에게 반복적인 음주 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종신형을 선고한 것이다.
또한 2025년 11월 18일 미국 워싱턴 동부 연방지방법원은 음주 운전으로 한 명을 사망하게 한 가해자에게 2급 살인죄를 적용하여 징역 33년 9개월을 선고했으며 출소 후에도 5년간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령했다. 이처럼 미국은 음주 운전에 관한 법률이 매우 엄격하며, 사망사고로 이어질 때에는 최고 법정형인 종신형을 선고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2024년 군마현에서 음주 운전을 한 트럭 운전자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오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일가족 세 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의 피고인 스즈키 고로는 2026년 2월 13일에 징역 20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025년 1월 대학입시를 보러 오사카에서 후쿠시마로 온 학생을 음주 운전자 이케다 쿄헤이가 정면으로 들이받아 숨지게 하였고, 이에 후쿠시마 지방법원은 위험 운전 치사상죄로 징역 12년을 선고했으나 피고인은 항소하지 않았다.
위의 사건을 보면 일본은 미국보다 형량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매우 강한 처벌을 한 것인데 그렇다면 한국의 음주 운전에 관한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최근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처벌을 알아보았다.
강원도 원주에서 있었던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건 중 첫 번째는 2025년 10월 27일 오전 1시경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은 20대 초반의 여성이 제한 속도 50km인 곳에서 시속 104km로 가다가 신호위반을 하여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상대 측 운전자 31세 남성은 끝내 사망했고,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위험운전치사로 운전자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으나 형량이 많다고 피고가 항소를 한 사건이다.
그런데 오히려 항소심에서 1년을 더해 징역 5년으로 바뀌었다. 이 사건을 조사하다가 정말 울화가 치밀었는데, 이유는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그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주고서는 고작 징역 4년을 받았다는 것이고, 그 4년 조차도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를 한 피고인의 양심 없는 행동에 너무나 화가 났다.
또 다른 사건은 2024년 9월 3일, 강원도 원주의 20대 남성 A 씨가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여 자전거를 타고 가던 13세 중학생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사건이다.
사고 발생 직후 학생을 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그날 오후 숨을 거두었고 이에 대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가해 남성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 A 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는데, 그 결과 1심을 파기하고 항소심에서는 6개월이 줄어든 4년으로 감형되었다. 이에 관련해서 유족들은 매우 분노했다.
왜냐하면 유족 측은 피고인의 형사 공탁금도 거부하며 엄벌을 요구했음에도 재판부는 6개월을 감형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모든 것을 조합해 봤을 때 감형 이유도 알 수가 없고 사망 사건임에도 처음부터 너무 형량이 낮은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일본은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는 형량이 매우 높다. 그런데도 12년이라는 매우 낮은 형량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피고인은 이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일본에서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건은 형량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실제로 형량이 높게 나오지 않았으므로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항소를 포기한 것이다.
즉 일본은 징역 12년이 선고돼도 형량이 높지 않다고 항소하지 않는데, 한국은 4년 6개월도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한다. 자신은 한 사람의 소중한 목숨을 빼앗아 가고 그 가족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줘놓고 고작 형량 4년 6개월도 많다고 항소를 한다는 것이 정말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한국에서 음주 운전 처벌이 얼마나 가벼운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연예인의 음주 운전 사례를 통해서다. 연예인 중에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혹은 세 번까지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다.
음주 운전을 하면 짧게는 몇 개월에서 많게는 2~3년 자숙하다가 다시 슬그머니 브라운관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한 번의 음주 운전도 심각한 문제인데 두세 번 상습적으로 되풀이한다는 것은 그만큼 음주 운전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증거다.
한국은 음주 운전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처벌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가 나면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가해자는 고작 4~5년 징역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마친 후 새로운 인생을 살면 그만이겠지만, 상대방은 이미 생명을 잃었고 그의 유가족은 끔찍할 만큼 처참한 현실을 마주하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만약 사망자가 한 집안의 가장이고 어린 자식이라도 있다면 그 아이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이며, 아빠 없이 어린 시절을 외롭게 살아가야 하는가?
정말로 한국의 사법기관에 묻고 싶다. 왜 음주 운전을 한 사람에게 그토록 관대하며 처벌이 가벼운지.... 만약 당신의 가족이 음주 운전자에 의한 사고로 목숨을 잃어도 그토록 가벼운 형량을 선고할 수 있는지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다.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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