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0일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되며 지방우대지수의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지방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선이 그어졌다.
이는, 서울과의 거리, 지역의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 인구감소에 따른 위기를 함께 고려해 지역별 지원에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2027년부터 재정사업뿐 아니라 세제 및 규제 등 여러 정책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라는 점에 있어 이 지수는 단순한 예산 배분 도구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국가가 지역 간 차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책임질 것인가에 관한 새로운 시도라는 관점에서 눈여겨볼 만 하다.
지방우대지수의 핵심은 지방을 하나의 단위 공간 단위로 보지 않는 데 있다. 그동안 국토정책은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동일한 주변부의 대립 구도로 지방 문제를 다뤄왔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의 거점 도시와 산업 기반을 갖춘 영남권 대도시 그리고 이외 인구 몇만 명에 불과한 농촌지역은 위기의 깊이와 구조도 전혀 다르다.
비수도권으로 구분되어 여기에 포함된 모든 지역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방식은 결국 지방 내부에서조차 수도권에 가까운 곳이나 대도시권으로 자원이 쏠리는 또 다른 양극화를 낳았다. 지방우대지수는 이러한 지방 내부의 불균형을 지표로 직시하고 지원의 격차를 정당한 정책적 도구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이 제도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형평성으로 볼 수 있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서는 하나의 시설이 많은 주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정주지가 흩어진 지역에서는 같은 수준의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방식의 투자가 필요하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일상생활의 선택지가 크게 달라진다면 정책은 지원액의 동일함보다 생활 기회의 격차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방우대지수는 이러한 차이를 국가 지원의 기준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서울과의 거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 정부는 인구와 일자리, 기반시설 등 주요 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 서울과의 거리를 지수에 포함했다.
집중으로 인해 발생한 불리함을 보완한다는 취지와 동시에 이 방식은 지역 발전의 비교 기준점을 여전히 서울이라는 단일 중심에 고정하는 한계를 내포한다.
지역의 자생적 산업 생태계 구축이나 거점 도시 간 연계 강도보다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가 지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체계는 지방의 자립성을 측정하기보다 서울 의존도를 기준으로 지원 규모를 산출하는 모순을 발생시킨다.
공간적으로는 행정구역 중심의 격자형 지원이 실제 광역 생활권과 충돌하는 문제가 존재한다. 지수는 시군구 단위로 지역을 분류하지만 주민의 경제활동과 소비는 인근 중심 도시와 연계하여 작동한다.
거주지와 의료·교육·소비의 중심지가 서로 다른 경우를 고려하면 개별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인접 지역의 기존 시설을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도록 대중교통과 운영체계를 연결하는 편이 의미있는 방향일 수 있다. 지방우대가 지방자치단체별 사업 확보 경쟁에 머물지 않고 생활권 단위의 협력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지원 이후 무엇을 평가할 것인지도 바뀌어야 한다. 지방우대의 성과를 예산 집행률이나 새로운 시설을 신축하는 것만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중요한 것은 지원을 통해 주민의 생활이 실제로 나아졌는가다.
의료와 돌봄을 이용하기 쉬워졌는지, 청년정착을 위한 일자리가 생겼는지, 빈집과 유휴공간이 필요한 용도로 쓰였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모든 지역에 동일한 성장모형을 적용하기보다 지역의 규모와 기능에 맞는 목표를 설정할 필요도 존재한다.
인구가 증가하지 않더라도 필수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생활의 불편을 줄였다면 그것 역시 정책의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이를 종합하면, 지방우대지수는 지방의 불리함을 정량화해 지원의 명분을 세웠다는 점에서 행정적 진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지표가 무엇을 재고 무엇을 배제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응시하여 보완해야 할 향후 과제도 존재한다.
여기에 서울과의 거리라는 단일 척도가 지역의 고유한 공간적 관계를 지우지 않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지방우대지수가 유효한 정책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의 기준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자립적 공간구조 재편을 촉진하는 정책적 견인 동력으로 기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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