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에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7년 동안 일본 해안 316개 지점에서 확보한 환경DNA 시료 2672개가 활용됐다. 연구진이 새로 채집한 시료는 약 1000개이며, 기존 조사 자료와 합쳐 분석했다. 환경DNA는 물속에 남은 생물의 DNA 조각을 추출해 해당 해역에 어떤 종이 존재했는지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물을 채취한 뒤 DNA를 추출·염기서열 분석하고, 일본 해양생물의 기준 유전자 정보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는 수천 종의 어류 정보를 포괄했으며, 이 가운데 126종은 이전 기록보다 북쪽에 해당하는 지점에서 DNA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이를 어류의 실제 개체군이 이미 장거리 이동했다는 단정적 증거라기보다, 기존 관측망에서 놓쳤던 분포 가능성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서식 범위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로 설명했다. 환경DNA 검출은 해당 장소에 생물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지만, 개체 수나 장기 정착 여부까지 직접 확정하는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북쪽 지점에서 검출된 종에는 일본전갱이와 검은점바리 등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류가 포함됐다. 해조류 군락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 아이고기류도 포함됐다. 연구진은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해양 생물의 서식 가능 범위가 달라지면 어업 방식과 지역 식문화, 해조장 관리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연구가 특정 어종의 이동 원인을 기후변화 하나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OIST 해양기후변화연구단의 티머시 라바시 연구책임자는 일본 어민들이 수십 년 전과 다른 어종을 잡는 변화를 이미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어종이 유입되면 소규모 가족 어업이 조업 기술과 장비, 유통·조리 지식을 새로 익혀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지역 어업인과 환경기관, 연구자들의 협력이 일본 연안 전역을 분석하는 데 중요했다고 밝혔다.
환경DNA 조사는 전통적인 어획·표본 조사보다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넓은 지역의 생물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DNA가 해류를 따라 이동할 수 있고 오염이나 기준 유전자 데이터의 공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현장 관측과 어획 자료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방식으로 해석해야 한다. 연구진도 향후에는 검출 여부를 넘어 DNA가 특정 지역에 나타나는 원인과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결과는 일본 연안 생태계의 변화를 한 번의 조사로 확정한 결론이라기보다, 장기간·전국 단위 모니터링을 위한 기준선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같은 지점에서 반복 조사를 실시하고 수온, 해류, 어획량 및 해조장 변화 자료를 함께 분석해야 어류 분포 변화가 일시적 출현인지 지속적인 북상인지 구분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동해와 남해 등 인접 해역의 장기 환경DNA 자료와 기존 어업 관측을 연계하는 것이 해양 생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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