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환경 기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진 ... 물속 미세플라스틱 99% 자석으로 걷어낸다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진, ‘동적 자기 포획 ... 촉매 열분해’ 기술 공개
- 수돗물·하수·바닷물에서 다양한 미세·나노플라스틱 99% 이상 제거
- 실제 하·폐수처리장 적용에는 약품 사용량과 열분해 에너지 문제 풀어야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세계 환경 기술은 '지구촌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탄소중립 실천과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개발되는 혁신 기술과 연구를 소개하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술의 원리와 환경적 가치를 짚어보고, 국내 도입 가능성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미래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보전할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자석으로 걷어내고, 수거한 플라스틱을 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촉매로 전환하는 자원순환 기술이 개발됐다.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와 로열멜버른공과대학교(RMIT), 시드니공과대학교(UTS)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물속 미세·나노플라스틱을 99% 이상 제거하면서 회수된 폐기물까지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동적 자기 포획–촉매 열분해(DynMagCap–CatPyr)’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2026년 8월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공개됐으며, 9월 3일 최종 기록본이 게재됐다. 연구는 호주연구위원회(AR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물속에서 스스로 만들어지는 ‘자기 사슬’현재 미세플라스틱 제거에는 흡착, 응집, 부상분리, 막여과, 자기분리 등의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고 물의 산도나 염분, 유기물 등 수질 조건에 따라 제거 성능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기존 자기분리 기술은 미리 제작한 자성 입자를 물에 넣어 플라스틱과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자성 입자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물속 미세플라스틱과 충분히 접촉하지 못하면 제거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연구진이 개발한 ‘동적 자기 포획’ 기술은 물속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철 이온(Fe³⁺)을 먼저 흡착시킨 뒤 수소화붕소칼륨(KBH₄)을 투입한다. 이 과정에서 철 기반의 미세한 자기 사슬과 기포가 현장에서 생성돼 플라스틱 입자들을 감싸고 서로 연결한다.이렇게 자성을 갖게 된 플라스틱 응집체에 외부 자기장을 가하면 입자들이 자석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물에서 분리된다. 별도로 제작한 자성 나노입자를 투입하는 대신, 오염수 안에서 자성 구조가 직접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PVC부터 폴리스티렌까지 99% 이상 제거연구진은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스티렌(PS),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등 성질이 서로 다른 플라스틱을 대상으로 실험했다.그 결과 초기 산도 pH 3∼11의 넓은 조건에서 99% 이상의 미세·나노플라스틱 제거율을 기록했다. 수돗물뿐 아니라 생활하수와 바닷물에서도 안정적인 제거 성능이 확인됐다.실험실 규모의 연속처리 장치는 시간당 4.5리터의 물을 처리했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리터당 1그램인 조건에서는 시간당 약 4.5그램을 제거했다.연구진은 처리 용량을 시간당 1㎥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철 이온이 플라스틱 표면에 흡착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약 1㎥ 규모의 전처리 공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상용 설비가 완성됐다는 의미라기보다, 연속처리와 규모 확대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걷어낸 플라스틱, 다시 폐기하지 않는다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대목은 플라스틱을 물에서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자석으로 회수된 플라스틱과 철 성분의 혼합물을 2단계 촉매 열분해하면 PVC에 포함된 염소는 염화철(FeCl₂) 형태로 고정된다. PVC를 바로 태울 때 발생할 수 있는 염소계 유해가스의 배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남은 플라스틱의 탄소와 철 성분은 고온 처리 과정에서 철·탄소(Fe/C) 나노복합체로 전환된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 전극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오염물질을 한곳에 모은 뒤 다시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기존 처리방식과 달리, 포획 과정에서 사용한 철과 폐플라스틱을 새로운 촉매 소재로 되돌린다는 점에서 순환경제적 의미가 있다.기술경제성 분석에서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리터당 1그램인 실험 조건에서 포획 비용이 플라스틱 1그램당 약 0.0035달러로 산정됐다. 다만 실제 하천이나 정수원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실험 조건보다 훨씬 낮을 수 있어, 현장에서는 플라스틱 단위 질량당 약품 사용량과 처리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국내 적용 시 기대효과국내에서는 하·폐수처리장 방류수와 산업폐수, 항만·양식장 주변 해역, 폐플라스틱 재활용시설 세척수 등에 우선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장점은 다음과 같다.1. 플라스틱 종류와 크기가 섞여 있어도 높은 제거율을 기대할 수 있다.2. 수돗물·하수·해수 등 서로 다른 수질에 대응할 가능성이 확인됐다.3. 막여과 설비에서 발생하는 막 오염과 잦은 교체 부담을 보완할 수 있다.4. 회수한 플라스틱을 염화철과 수소 생산용 촉매로 전환해 2차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다.5. 국내 철강·석유화학·수처리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자원순환 공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도입 전 풀어야 할 과제반면 실제 적용에 앞서 다음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철염과 수소화붕소칼륨을 지속해서 투입해야 하므로 약품비와 공급 안정성을 따져야 한다.플라스틱 농도가 낮은 일반 하천이나 정수원에서는 제거량 대비 약품 사용량이 커질 수 있다.처리수에 남는 철·붕소 성분을 추가로 제거해야 한다. 연구진은 역삼투압 처리를 통해 잔류 붕소를 약 3.5㎎/L에서 0.4㎎/L 수준으로 낮췄다.두 단계 열분해 가운데 고온 공정은 약 1073K, 섭씨 약 800도에서 이뤄져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열분해에 사용되는 전력이 화석연료 중심이라면 전체 탄소감축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실제 하수에는 미세플라스틱 외에도 유기물, 중금속, 의약물질 등이 섞여 있으므로 장기 운전과 부산물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결국 이 기술의 국내 접목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제거율만 볼 것이 아니라 약품 생산, 전력 사용, 잔류물 처리, 회수 촉매의 수명까지 포함한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와 폐열을 열분해 공정에 활용하고, 플라스틱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폐수부터 실증한다면 경제성과 환경성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