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연임을 앞둔 정관·내부규범 개정과 거액의 고문료 지급 관행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금융권 내부에서는 전문성 활용과 경영 연속성을 도외시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반
19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박홍배 의원(사진)은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 결여와 CEO 승계·보상 체계의 불투명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6,100건 중 반대 단 1건…‘셀프 연임’ 돕는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
박 의원이 공개한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8개 은행지주 이사회 및 산하 위원회에서 사외이사들이 행사한 개별 표결 6,100건 중 반대 의견은 단 1건에 불과했다. 사실상 99.9%에 달하는 찬성률을 기록하며 사외이사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상실한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연임 절차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다. 하나금융은 2024년 말 회장 후보군 발표 직전 내부규범상 연령제한 규정을 완화해 현직 회장의 재임 가능 기간을 늘렸다.
박 의원은 “회장 임기나 연령제한처럼 지배구조에 직결되는 핵심 사안을 이사회 내부규범에만 맡길 경우 ‘위인설법(爲人設法)’식 개정이 반복될 수 있다”며,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가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정관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퇴임 후 전직 회장에 대한 보상 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직 하나금융 회장은 퇴임 후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서 약 4년간 고문직을 유지하며 연간 7억 원대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보수 수준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면서도, 자문 활동에 대해서는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은행연합회 역시 전직 금융지주 회장과 금융당국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관행적으로 회장직을 이어받으며 연 7억 원 안팎의 고액 연봉을 받는 구조가 지적되며, 선출 및 보수 결정 체계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와 연령제한 등 지배구조 개선 과제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경영 연속성과 글로벌 경쟁력 무시…‘관치 금융’ 재현 우려도”
반면 금융권 내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국회의 일방적인 ‘지배구조 때리기’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수십 년간 축적된 최고위급 경영진의 네트워크와 통찰력을 단순 ‘특혜’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이나 유수 금융사들은 70대 베테랑 CEO들이 풍부한 위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 전략을 이끄는 경우가 흔하다”며 “디지털 전환과 해외 진출 등 중장기 프로젝트가 산적한 상황에서 연령이라는 획일적 잣대로 경영 연속성을 끊는 것은 오히려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연령 제한 규정 변경 역시 급변하는 금융 환경과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유능한 인재의 풀을 넓히기 위한 이사회의 현실적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퇴임 회장의 고문료 논란에 대해서도 금융지주 내부 관계자는 “금융업은 규제 산업인 동시에 대외 네트워크와 대규모 글로벌 딜(Deal) 성사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복잡한 인수·합병(M&A) 자문, 대형 리스크 대처 등 수십 년간 현장을 누빈 전직 수장의 노하우는 단기 컨설팅 업체가 대체할 수 없는 무형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한 자문 용역에 따른 대가를 두고 구체적 실적 평가 잣대만을 들이대 ‘전관예우’로 일괄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사외이사 거수기 비판에 대해서도 한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사회 상정 전 실무 단계와 비공식 간담회 등을 통해 수차례 사전 검토와 조율을 거치며 독소조항을 걸러낸다”며 “표결 결과만으로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구조적 현실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주주권 강화’ vs ‘경영 자율권 보장’…해법 찾기 분수령
금융권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이사회 독립성 및 주주 통제권 강화’라는 공적 가치와 ‘경영 자율성 및 시장 논리 존중’이라는 사적 가치의 충돌로 요약된다.
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점검과 정관 반영 등 제도 손질을 예고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금융사의 자율 경영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균형 잡힌 가이드라인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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