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다 무서운 CJ 계약서”… 민병덕, 5조 공룡 ‘신비아파트 갑질’ 정조준

이정윤 발행일 2026-10-13 17:32:02
보증금 0원에서 확정지급 14억 일방 변경… “매출 100% 매달린 중소기업 고사”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완구 라이선싱 계약을 둘러싸고 대기업 CJ ENM과 중소 협력사 간 불공정 거래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
 
랐다.

국회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우월적 지위 남용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한 반면, 재계와 콘텐츠 업계 일각에서는 통상적인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의 계약 구조와 리스크 분담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사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을 상대로 CJ ENM의 불공정 계약 의혹을 정조준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2021년 7월 한 중소 완구업체에 신비아파트 시즌5 완구 공동사업을 제안했다. 당초 보증금 없이 양사가 함께 투자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었으나, 완구사가 핵심 개발 자료를 넘긴 지 불과 엿새 만에 계약 조건이 뒤바뀌었다는 것이 민 의원 측 주장이다.


변경된 조건은 판매 실적과 무관하게 완구사가 CJ ENM 측에 14억4천만 원을 확정 지급하는 형태였으며, 이 가운데 4억8천만 원은 CJ ENM 계열 채널인 투니버스 광고 집행 의무로 묶여 있었다.

민 의원은 “해당 완구사는 매출의 100%를 여기에 의존하는 ‘을 중의 을’이었다”며 “7개월간 변경된 계약을 거부했으나, 방영 1개월 전 이미 제품 생산이 끝난 상태라 울며 겨자 먹기로 날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신비아파트 시즌5의 흥행 부진으로 인한 대규모 재고와 금융 부담이 고스란히 협력사에 전가돼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는 설명이다.

반면 재계 및 콘텐츠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갑을 프레임’으로만 재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콘텐츠 라이선싱 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IP 라이선스 계약에서 미니멈 개런티(MG·최소보장금) 설정이나 계열 채널을 통한 통합 마케팅 패키지 계약은 리스크 분담과 IP 가치 유지를 위해 널리 통용되는 비즈니스 관행 중 하나”라며 “초기 협의 단계와 실제 정식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에 따라 조건이 조정되는 사례는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기업 유통 관계자 역시 “결과적으로 콘텐츠 흥행이 실패했다고 해서 양사가 최종 합의 날인한 계약 자체를 사후적으로 ‘착취’나 ‘일방적 갑질’로 규정하는 것은 기업 간 사적 자치의 원칙과 정상적인 계약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감장에서는 계약서의 외형적 효력보다 ‘체결 과정의 실질적 공정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 의원은 “대기업 측은 ‘계약서대로 집행했으니 문제없다’는 태도지만, 공정위가 봐야 할 것은 계약서 준수 여부가 아니라 계약서가 만들어진 과정의 공정성”이라며 구조적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계약 체결 과정의 공정성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사실관계 파악 및 조사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영 직전 납품업체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한 거래상 지위 남용이 있었는지 여부가 향후 공정위 판단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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