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강등시키고 본인 연봉은 5천만원 ‘셀프 인상’… 음실련 전무의 ‘도덕적 해이’, 방치한 문체부

이정윤 발행일 2026-10-12 23:44:11
육아휴직자 보직 박탈 날 연봉 31% 인상… ‘미흡’ 평가에도 성과급 챙겨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가 내부 직원들의 직책을 박탈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게 한 당일, 정작 상근 경영진인 전무이사의 연봉은 5천만 원이나 올리는 이중적 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부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고도 성과급을 챙기고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음악 실연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비영리 사단법인이 특정 임원의 ‘사유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김승민 음실련 전무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조직 운영 파행과 각종 비위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실련은 2025년 단행된 조직개편을 통해 직원 4명의 보직을 전격 박탈했다. 대상자 중에는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육아휴직자까지 포함됐으며, 이들은 연간 최대 1,320만 원의 직책수당을 잃었다.


그러나 같은 날 열린 이사회는 김 전무이사의 연봉을 종전 1억6,000만 원에서 2억1,000만 원으로 무려 31% 인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직원의 처우는 깎고 고위 임원 배만 불린 셈이다. 이 결정은 사후 문화체육관광부의 시정 지적으로 원상 복구됐으나, 협회 의사결정 구조의 심각한 모럴해저드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성과급 잔치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외부 평가위원 5명이 매긴 김 전무이사의 성과평가 평균 점수는 50.6점으로 규정상 성과급 지급 대상조차 되지 않는 ‘미흡’ 등급이었다. 하지만 이사회는 이를 임의로 ‘매우 우수’로 둔갑시켰고, 김 전무이사는 최종 ‘우수’ 등급 명목으로 약 1,500만 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여기에 2025년 설 명절선물(2,277만 원 상당)을 김 전무이사의 제주 6촌 친인척 업체와 수의계약하고, 또 다른 친인척이 재직 중인 여행사에도 1,129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전무이사는 국감장에서 계약업체 추천과 최종 결재 사실을 시인했다.

내부 직원을 향한 갑질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외부 노무법인이 김 전무이사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음에도 협회 이사회는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했고, 결국 관할 노동청으로부터 후속조치 미이행에 따른 과태료 4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이제 더는 버티기 힘듭니다. 살려주십시오”라는 피해 직원의 절박한 호소문이 공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음실련을 관리·감독해야 할 주무부처인 문체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이 같은 사태를 키웠다는 점이다. 문체부는 앞선 감사에서 음실련에 36건의 개선사항을 지적하고 전무이사 징계를 요구했으나, 실제 내려진 처분은 경징계인 ‘견책 1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음실련의 조직 운영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이사회의 솜방망이 처분과 후속조치 미흡으로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친인척 수의계약, 성과급 부당 수령, 직장 내 괴롭힘 후속조치 방치 등 사안 전반에 대해 특별감사를 포함한 전면 조사를 검토하고,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될 경우 해임 요구 등 엄중 문책과 함께 수사의뢰 조치까지 밟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의원은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위해 도입된 전문경영인 제도가 오히려 협회를 사유화하는 도구로 변질됐다”며 “문체부 특감은 물론, 사안에 따라 국회 차원의 감사원 감사 청구와 사법당국 고발을 병행해 실연자들의 피땀 어린 저작권료가 사적으로 유용되는 일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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