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행정 끝내라”… 서울물재생시설공단, ‘ISO 기반 데이터 경영’ 시험대 올랐다

이정윤 발행일 2026-10-09 22:51:46
서울시의회 이재식 의원,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전문성·기강 해이’ 정조준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이하 공단)이 신임 이사장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근본적인 경영 체질 개선의 시험대에 섰다. 만성적인 계약 비위 의혹과 기술 전문성 부재 논란이 이어지
 
는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선언적 구호’를 벗어나 국제표준(ISO) 기반의 정량적 데이터 관리 체계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의회 이재식 의원(사진)은 최근 열린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전문경영인 역량과 조직 쇄신 방안을 집중 검증했다.

이 의원은 기술직 비중이 높은 공단 특성을 짚으며 “다년간의 산업 현장 경험에 비춰볼 때, 열악한 현장의 기술 인력과 관리직, 전문경영인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물 관리 비전문가 출신인 후보자의 현장 통솔력에 날을 세웠다.


이어 “부임 즉시 조직 전반의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공백이 확인된다면 외부 전문가를 즉각 영입해 기술 리더십을 보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인근 주민들의 고질적 민원인 시설 노후화와 악취 문제, 서울시 감사에서 거듭 지적된 계약 비위와 공직기강 해이에 대해서도 고강도 쇄신책이 요구됐다.

이에 대해 이사장 후보자는 “경영기술·물재생운영본부와 물재생연구소 등 3대 축의 전문 인력 역량을 결집하는 총괄 조율자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계약 사전 단계부터 부패 소지를 원천 차단하고 심의위원 풀과 평가 기준을 전면 공개할 것”이라며 “AI 트윈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과 5년 주기 악취기술진단을 통해 악취 밀폐·포집 설비의 효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는 ‘형식적 인증에 그친 행정’에 대한 질타가 두드러졌다. 공단 측이 ESG 경영 차원에서 환경·안전보건·부패방지 등 6개 분야 ISO 인증을 취득해 운영 중이라고 밝히자, 이 의원은 “단순 취득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ISO 9001, 14001 등 국제표준에 근거해 실제 측정 가능한 데이터를 산출하고, 이를 등급화해 경영 성과와 연동하는 실질적 통제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 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술 비전문가 출신 수장의 부임에 대한 시의회와 안팎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지적받은 계약 공정성 확보와 ISO 표준 기반의 성과 평가 체계 개편은 취임 직후 최우선 과제로 다룰 방침”이라고 전했다.

  ‘인증서 액자’ 떼어내고 실측 데이터로 증명할 때

물재생시설공단은 하루 수백만 톤의 하수를 처리하며 시민의 일상과 환경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 핵심 기술 공기업이다. 그러나 그간 공단을 둘러싼 시선은 곱지 않았다. 끊이지 않는 계약 관련 잡음과 공직기강 해이, 인근 주민들의 오랜 악취 고통은 ‘공공기관의 안일한 복지부동’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신임 이사장 후보자가 내놓은 AI 모니터링이나 계약 투명화 대책은 방향성 면에서 타당하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흔히 보듯 ‘구호뿐인 혁신’에 머문다면 시민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시의회가 ISO 국제표준 기반의 ‘측정 가능한 결과값(데이터)’을 거듭 요구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벽에 걸린 인증서 개수가 기관의 청렴도나 기술력을 담보하지 않는다.

표준 공정에 따른 정량적 성과 측정, 부패 고리를 끊어내는 실질적 내부통제 작동 여부만이 공단의 존재 이유를 입증할 수 있다. ‘정치적 자리’가 아닌 ‘현장 혁신’의 사명을 안은 신임 경영진이 어떤 실행력으로 답할지 시민사회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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