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이어 바다도 ‘적발 0건’… 실효성 없는 관세청 ‘수중드론’ 잔혹사

이정윤 발행일 2026-10-09 21:35:56
1년 8개월간 228회 띄웠지만 실적 전무… 기본 운영 지침조차 없어
선박 바닥이나 수중을 통해 은닉되는 해상 마약을 잡겠다며 관세청이 도입한 ‘수중드론’이 1년 8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위법 행위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실적 전무로 폐기 수순을 밟았던 ‘항공드론’의 전철을 바다에서도 고스란히 밟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장 밀수 수법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의원(광주 동구남구을)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이 2025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228회(253시간)에 걸쳐 수중드론을 투입했으나 단속 실적은 ‘0건’에 그쳤다.
▲밀수경로별 단속 현황                                                    (단위: 건, g)


관세청은 지난 2024년 11월 ‘제4차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회의’에서 선박 하부(선저)를 통한 은닉 밀수를 차단하겠다며 2,800만 원을 들여 부산세관에 수중드론 1대를 시범 도입했다. 그러나 1년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수중드론의 존재감은 전무했다.


역설적이게도 같은 기간 선저 은닉 등 선박을 이용한 밀수 적발은 꾸준히 이어졌다. 2025년 8건(2,607kg), 2026년 상반기 7건(636kg)의 선박 밀수가 적발됐지만, 이는 수중드론이 아닌 다른 단속 경로를 통해 포착됐다. 해상 마약 유입 경로에 대한 관세청의 상황 판단과 감시 장비 운용이 겉돌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관리 체계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관세청은 장비 도입 후 약 2년이 지나도록 기본적인 ‘운영 및 관리 지침’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효과성 검증도, 최소한의 규정도 없는 상태에서 관세청은 올해 하반기 7,140만 원을 추가 투입해 수중드론 2대를 더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세워 빈축을 사고 있다.

관세청의 이 같은 ‘장비 만능주의’ 예산 낭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관세청은 2019년 부산세관에 10대(5억 9천만 원), 2020년 인천세관에 4대(3억 9천만 원)의 ‘항공드론’을 도입했으나, 단 한 건의 적발 실적도 내지 못한 채 2025년 전량 불용 처리됐다. 약 10억 원에 달하는 항공드론 실패가 ‘수중’으로 무대만 바꿔 재현된 셈이다.

안도걸 의원은 “2019년 도입된 항공드론이 실적 없이 불용 처리됐는데도 수중드론에서 똑같은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며 “마약 밀수를 막기 위한 단속 장비 확충은 필수적이지만, 실제 밀수 수법과 현장 여건에 부합하는 장비인지 면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은 “관세청은 실적 없는 수중드론의 추가 도입을 재검토하고, 운용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실질적인 단속 효과를 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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