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신고·회피 의무를 위반했음에도 공사는 ‘실무 관여가 없었다’며 최하위 수준의 징계로 사안을 축소·종결해 공정성 훼손과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 인사처장(1급) A씨는 2025년 하반기 정규직(채용형 인턴) 공채 당시 아들이 지원한 사실을 전형 초기인 9월경 인지했다.
당시 채용은 필기시험에만 1,001명이 몰려 224명이 통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현행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제5조제1항)상 공직자는 채용 등 직무 수행 중 사적이해관계자를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서면 신고하고 직무 회피를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A씨는 서류·필기·면접이 전부 끝난 12월 4일에서야 뒤늦게 회피를 신청했다. 이마저도 채용 실무자가 합격예정자 제출서류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A씨와의 가족관계를 확인해 보고하자 뒤늦게 취한 조치였다. A씨의 아들은 이후 최종 합격했다.
면접위원 명단 결재하고, ‘자녀 검증’ 스스로 전결
A씨는 아들의 응시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서류전형 추진계획(9.24.)·결과보고(10.15.), 필기시험 추진계획(10.22.)·결과보고(11.4.), 면접시험 추진계획(11.24.) 등 핵심 채용문서 5건을 결재선에서 정상 결재했다.
특히 공사 '공정채용 관리지침'은 채용 검증의 독립성을 위해 채용부서 관계자를 검증위원에서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A씨는 아들이 치른 서류전형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1차 채용과정 검증위원회’ 개최계획(10.2.)과 결과보고(10.15.)를 부서장 전결로 직접 확정했다. 심사의 적정성을 따져야 할 결재권자가 자녀가 치른 시험의 검증 결과를 셀프 확정한 셈이다.
아들의 면접을 불과 며칠 앞두고 결재한 ‘면접시험 추진계획’(11.24.)에는 평가방법과 기준뿐만 아니라 내부위원 후보와 외부 면접위원 명단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심사위원 명단의 사전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공정채용 원칙이 총괄 책임자의 결재 과정에서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무 관여 안 해 경과실”… 2천만원 과태료도 유야무야
이 같은 비위에도 공사는 ‘봐주기 징계’로 일관했다. 공사 감사실은 지난 3월 A씨가 “전형 진행, 합격자 결정, 면접위원 선정 등 실무에 직접 관여한 바 없다”며 사규상 최경미 수준인 ‘비위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을 적용해 견책 처분을 요구했다. 공식 결재 라인에서 계획과 결과를 승인·확정한 행위를 두고 ‘실무 관여가 없다’고 면죄부를 준 셈이다.
이어 열린 인사위원회 역시 무기명 투표(견책 6표, 경고 2표)를 거쳐 견책을 의결했고 사장은 이를 확정했다. 중징계 의견은 단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
행정·법적 후속 조치도 석연치 않다. A씨가 뒤늦게 제출한 신고서에는 이해관계를 안 날이 ‘12월 4일’로 적혀 있어 감사에서 확인된 실제 인지 시점(9월경)과 2개월 이상 차이가 났지만 이에 대한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시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하지만, 공사는 관할 법원에 위반 사실을 통보조차 하지 않은 채 징계 절차를 마무리했다.
최수진 의원은 “수천 명 청년의 절박한 노력이 걸린 공기업 공채에서 채용 총괄자가 아들 응시를 숨긴 채 문서를 결재하고 검증 결과까지 전결했는데, 이를 ‘경과실 견책’으로 덮은 것은 명백한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감사 결과보고서 전문과 전형별 점수 데이터를 확보해 부실·은폐 감사 여부를 철저히 파헤칠 것”이라며 “채용 결재권자의 직무 배제 의무화와 응시 단계 이해관계 사전 신고제 등 제도적 방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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