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취임한 지 불과 엿새 만에 해당 영화에 대한 투자금 집행이 결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투자 과정과 심사 적정성이 국정감사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일 금융권과 국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이 영화 ‘암살자(들)’에 2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한국산업은행도 해당 영화에 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영화 제작사인 하이브미디어코프에는 기업은행 참여 펀드에서 142억5000만원, 산업은행 참여 펀드에서 140억원이 각각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에 대한 직접 투자와 제작사에 대한 펀드 투자를 합치면 국책은행과 관련 펀드의 자금이 300억원을 웃돈다는 게 주 의원 측 설명이다.
논란의 핵심은 국책은행이 특정 영화에 투자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2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이 어떤 판단과 절차를 거쳐 투입됐느냐에 있다.
특히 주 의원은 장 행장이 취임한 지 엿새 뒤 해당 영화에 대한 20억원 집행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는 투자 결정 당시 투자심의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는지, 투자 대상 선정 기준과 수익성 검토가 충분했는지, 최고경영진이 의사결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을 핵심 기능으로 하는 국책은행이다.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은 일반 민간 투자와 달리 공적 성격이 강한 만큼 투자 판단에서 수익성과 위험 관리뿐 아니라 자금 집행의 객관성과 절차적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번 투자가 실제로 어떤 수익성을 기대하고 이뤄졌는지도 관심사다. 영화 투자는 흥행 성적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제작 단계에서부터 개봉 이후까지 다양한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 당시 예상 손익과 손실 가능성, 담보·우선배당 등 투자 조건, 회수 구조 등을 공개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감에서는 단순히 ‘왜 이 영화에 투자했느냐’는 정치적 공방에 그치기보다 기업은행이 다른 콘텐츠 투자와 비교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국책은행들의 투자 경위와 정부 개입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투자 과정에 외압이나 청탁이 있었는지를 국감에서 따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정부의 개입이나 외압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적 해석 논란도 투자 적정성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영화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루면서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영화의 내용과 표현에 대한 평가는 별도의 문제로, 콘텐츠에 대한 정치적 평가와 국책은행의 금융투자 판단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국감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기업은행이 20억원을 투자하면서 어떤 사업성 분석을 했는지, 투자 결정권자는 누구였는지, 장 행장의 취임과 투자 결정 시점이 실제 어떤 관계에 있는지, 투자심의위원회 등 내부 절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등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울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대한 기업은행 참여 펀드의 142억5000만원 투자 역시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행이 영화 자체뿐 아니라 제작사에 대해서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만큼 개별 투자 건이 독립적으로 결정됐는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차원의 판단이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국책은행의 콘텐츠 투자는 문화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정책금융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 판단의 책임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십억~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이 움직인 경우라면 투자 수익성과 리스크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까지 설명할 책임이 커진다.
‘암살자(들)’에 대한 20억원 투자 역시 정치적 논쟁을 넘어 기업은행의 투자 판단이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다. 장 행장이 국감에서 투자 배경과 심사 과정, 투자 전망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할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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