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살아도 비정규직… 대기업 청년 채용 10명 중 6명 꼴

이정윤 발행일 2026-10-01 11:48:31
대형 건설사, 청년 정규직 채용 비중 24% 불과… 타 업종의 절반 수준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민간 주요 대기업이 채용하는 20~30대 청년 10명 중 6명은 비정규직 신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계약직 중심의 채용 관행이 심화되면서 건설 현장의 청년 정규직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기업 18곳 20~30대 신규채용 현황 (2023~2025년 합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시갑)이 건설·항공·자동차 분야 주요 민간기업 18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 고용 현황’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채용한 20~30대 청년 3만 8,906명 중 60.8%(2만 3,644명)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건설사 비정규직 쏠림 극심… 정규직 1명당 비정규직 수백 명

 비정규직 의존도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대형 건설사였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1개 건설사의 청년 정규직 채용 비율은 24%에 불과해, 항공·자동차 기업(4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업별로는 SK에코플랜트가 청년 정규직 1명을 채용하는 동안 비정규직을 11명 뽑았고, 포스코이앤씨 역시 정규직 1명당 비정규직이 8명꼴에 달했다.


 일부 대형 건설사에서는 정규직 신규 채용의 문이 사실상 닫혔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전 연령 통틀어 정규직을 단 1명 채용하는 동안 비정규직은 564명을 뽑았다. 같은 기간 DL이앤씨는 정규직 5명 대비 비정규직 745명, 포스코이앤씨는 정규직 13명 대비 비정규직 755명, SK에코플랜트는 정규직 2명 대비 비정규직 184명을 각각 채용했다.

 이러한 비정규직 중심 채용은 건설업 전반의 인력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 상위 11개 건설사의 정규직 중 20~30대 비중은 2017년 48.0%에서 지난해 28.8%로 급락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서도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2006년 39.5세에서 최근 52.4세로 껑충 뛰었다.

  건설업계 “수주 산업 특수성 감안해야… 고정비 부담에 계약직 운용 불가피”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건설업계는 프로젝트 단위로 사업이 진행되는 건설업 특유의 고용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항변한다.

 
한 대형 건설사 인사 담당 임원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달리 건설업은 공사 수주 여부와 준공 일정에 따라 현장별 인력 수요가 급격히 요동치는 수주 산업”이라며 “특정 공구(프로젝트) 완료 시 해당 인력을 본사 정규직으로 계속 떠안는 데는 한계가 있어 PJT(프로젝트 전문직) 형태의 현장 계약직 운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최근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미분양 적체 등 건설 경기 전반이 유례없는 한파를 겪고 있다”면서 “실적 악화와 미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장기적인 고정비 부담을 안기는 대규모 정규직 공채를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기 침체 이전부터 고착화된 관행… 기업 책임 다해야”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경기 침체나 업종 특수성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상위 11개 건설사의 20~30대 정규직 비율은 주택 경기 호황기였던 2017~2019년에도 20.3%에 머물렀고, 지난해 18.6%로 추가 하락하는 등 관행적으로 청년층 정규직 고용을 기피해 왔다는 지적이다.

 복기왕 의원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유수의 대기업에서조차 청년 10명 중 6명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실정”이라며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경기 침체 이전부터 청년 정규직 채용에 극히 소극적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복 의원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주거나 결혼, 출산 등 생애 설계를 포기하게 된다”며 “단순한 경기 탓으로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청년을 안정된 정규직으로 영입해 전문 인력으로 육성하는 데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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