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중도금대출 보증사고 4년 새 9배 폭증… "이자도 감당 못 해 파산"

이정윤 발행일 2026-09-28 14:02:02
올해 8월 기준 사고액 3,645억 원… '개인회생·파산' 이미 작년 연간치 넘어서
▲주택구입자금보증 사고 유형별 현황

[데일리환경 = 안상석 기자]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구입자금보증(중도금대출 보증) 사고 규모가 최근 4년 새 9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금 상환 실패뿐 아니라 이자 연체나 개인회생·파산으로 이어지는 한계 차주가 속출하면서 가계부채 부실 뇌관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발생한 중도금대출 보증사고는 총 1,398건, 3,645억 원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약정기일에 원금을 갚지 못한 ‘원금연체’가 954건(2,520억 원)으로 전체 사고액의 69.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이자연체 195건(557억 원), 개인회생·파산 등 119건(286억 원), 기한이익상실 81건(185억 원), 신용불량정보저촉 49건(97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사고 유형의 악화 속도다. 이자연체 사고는 지난해 연간 128건(269억 원)에서 올 8월 기준 195건(557억 원)으로 불과 8개월 만에 건수는 약 52%, 사고액은 2배 이상 불어났다. 감당 불가능한 채무로 법원을 찾은 '개인회생·파산' 사고 역시 119건(286억 원)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118건·262억 원)를 넘어섰다.

중도금대출 보증사고는 수년째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고금액 기준 2021년 556억 원(290건)에서 2022년 1,224억 원(599건), 2023년 1,915억 원(954건), 2024년 3,803억 원(1,737건)에 이어 지난해 5,018억 원(2,160건)까지 치솟았다. 4년 만에 사고 건수는 7배, 사고금액은 9배 넘게 폭증했다.

이 같은 부실 급증은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의 분양 보증 규제 완화가 맞물린 결과다. HUG는 지난 2023년 중도금대출 1인당 보증한도를 폐지하고 보증비율을 종전 80%에서 10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보증 발급 규모는 2023년 29조 3,207억 원에서 2024년 51조 4,218억 원으로 75.4% 늘었고, 전체 보증잔액은 2023년 말 65조 1,161억 원에서 올해 8월 말 110조 5,907억 원으로 69.8% 불어났다.

현장의 수분양자들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호소하고 있다. 2년 전 수도권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 차주는 "분양 당시 연 3%대 초반을 예상했던 집단대출 금리가 연 5~6%대까지 치솟으면서 매달 들어가는 이자만 200만 원에 육박한다"며 "기존 살던 집은 팔리지 않고 잔금 대출 전환조차 여의치 않아 결국 연체 끝에 개인회생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금융권과 전문가들은 HUG의 재정 건전성 악화가 공적 보증 시스템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중도금대출은 차주의 신용도보다 분양권 가치를 담보로 취급되는 특성이 있는데, 분양가 하락과 고금리가 맞물리며 한계 차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HUG가 보증비율을 100%까지 올린 탓에 은행의 리스크는 줄었지만, 공공기관인 HUG가 부실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 대위변제 부담이 한계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영 의원은 “보증 잔액이 110조 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대위변제 리스크가 공적 보증기관의 기초 체력을 심각하게 갉아먹고 있다”며 “개인회생과 파산에 따른 사고 급증은 단순 연체를 넘어 가계부채 부실이 본격화됐다는 방증인 만큼, HUG의 건전성 지표를 전면 재평가하고 시스템 전반으로 리스크가 전이되지 않도록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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