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의원,"낼 땐 꼬박꼬박, 탈 땐 쥐꼬리"…보험금 덜 주고 떼먹은 보험사들, 1천건 적발

이정윤 발행일 2026-09-28 15:10:34
▲보험금 부당 지급 관련 제재조치 현황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는 단 하루의 연체도 용납하지 않으면서, 정작 소비자가 병들거나 다쳤을 때 내줘야 할 보험금은 슬그머니 깎거나 떼어먹은 보험사들의 민낯이 금융당국 검사 결과 드러났다. 최근 5년간 적발된 부당 부지급·과소지급 사례만 1천 건에 육박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감원 검사에서 보험금 부지급 및 과소지급으로 제재를 받은 사례는 10개 제재 건, 세부 건수로는 총 961건에 달했다.

이 기간 보험사들이 부당하게 덜 주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은 5억 4,840만 원으로 집계됐다.


'건당 1천만원 꿀꺽' 손보사 vs '푼돈 이자 떼기' 생보사

업권별 행태는 뚜렷하게 갈렸다. 손해보험사는 적발 건수는 적지만 굵직한 고액 보험금을 미지급하는 수법이 두드러졌고, 생명보험사는 수백 명의 소비자에게 소액 적립이자를 조직적으로 누락하는 '티끌 모아 태산'식 꼼수를 부렸다.

손해보험사 4곳(DB손보·KB손보·AXA손보·메리츠화재)의 부지급·과소지급액은 4억 7,420만 원으로 전체 미지급액의 86.5%를 차지했다. 적발 건수는 74건(전체 7.7%)에 불과했으나 피해 금액은 절대적이었다.

특히 DB손해보험은 26건의 보험금을 미지급하며 2억 6,200만 원을 떼먹어 금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 피해 1건당 평균 1,008만 원에 달하는 고액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셈이다.

반면 생명보험사는 약관상 지급해야 할 '적립이자'와 입원비를 깎는 수법을 썼다. 적발 건수 1위 불명예를 안은 교보생명은 적립이자 과소지급만 499건(3,270만 원)에 달해, 전체 적발 건수의 절반 이상(51.9%)을 차지했다. 동양생명(237건·1,700만 원), 신한라이프(68건·1,290만 원), 메트라이프생명(55건·71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 "약관 복잡해 떼인 줄도 몰라"…금감원 "전산·내부통제 상시 검사 확대"

이 같은 행태에 금융소비자들의 분통이 터지고 있다. 보험금이나 적립이자의 세부 산출 내역은 일반 소비자가 약관을 일일이 대조해보지 않는 한 누락 여부를 파악하기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금 지급 누락을 겪은 한 직장인 소비자는 "보험료는 자동이체로 1원 단위까지 칼같이 빼가면서, 보험금을 청구하면 전문 용어와 복잡한 계산식을 들이밀며 깎으려 든다"며 "전문 지식이 없는 소비자가 '설마 대형 보험사가 알아서 맞게 줬겠지' 믿고 넘어가면 그대로 떼이는 구조 아니냐"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역시 사안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며 현장 점검 강화를 예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금 산출 시스템의 전산 오류 방치, 이자 계산 로직 누락 등은 단순 실무자의 실수가 아닌 보험사 내부통제의 중대한 흠결"이라며 "적발된 회사들에 대해 총 5억 800만 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향후 정기·수시 검사에서 보험금 지급 시스템 전반과 약관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본적 신뢰' 저버린 보험사…사후 점검 제도화 시급

보험은 미래의 위험에 대비해 소비자가 오랜 기간 성실히 비용을 지불하고 체결하는 '신뢰의 계약'이다. 그럼에도 보험금 지급 심사는 까다롭게 굴면서 산정 오류나 미지급 문제는 당국에 적발되기 전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관행은 금융회사의 기본 책무를 방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박성훈 의원은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온전히 지급하는 것은 보험사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며 "금융당국은 솜방망이 제재에 그칠 것이 아니라 부당 부지급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감시와 사후 점검 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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