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카페인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집중력과 활력을 높이는 '약'이 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면과 불안, 심장 두근거림을 부르는 '독'이 될 수 있다.
최근 의학계는 커피와 카페인을 과거처럼 단순히 '몸에 좋다' 또는 '몸에 나쁘다'로 구분하지 않는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체질, 카페인 민감도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미국심장협회(AHA)는 올해 발표한 과학 성명에서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최대 400mg, 커피 약 1~2잔 수준의 카페인 섭취는 대체로 안전하며 일부에서는 심혈관 건강상 이점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심부전, 심장질환, 뇌졸중 위험 감소와 관련성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소개됐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역시 적정 수준의 커피 섭취가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파킨슨병, 우울증 등의 위험 감소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연구진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건강을 위해 일부러 커피를 권장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커피의 긍정적 효과는 카페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커피에 포함된 폴리페놀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항산화 작용과 염증 감소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카페인이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와 교감신경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를 높이고 집중력을 향상시키지만, 민감한 사람에게는 불안감과 초조함, 손 떨림, 불면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자율신경계가 예민하거나 평소 불안 증상이 있는 사람은 같은 양의 커피를 마셔도 더 강한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심혈관계 역시 개인차가 존재한다. 최근 연구들은 적당한 커피 섭취가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고 보고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카페인 섭취 후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기도 한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은 공식 홈페이지 정보에서 "카페인에 민감한 경우 혈압 상승과 심계항진, 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위장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속쓰림이나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잦은 소변이나 방광 자극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면에 민감한 사람은 오후 늦게 마신 커피 한 잔이 밤잠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당뇨병 환자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적당한 커피 섭취는 당뇨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카페인이 혈당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개인별 관리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커피를 마시는 시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연구에서는 하루 종일 나누어 마시는 것보다 오전 시간대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심혈관 건강 측면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이는 관찰 연구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결국 카페인의 핵심은 '개인화'라고 말한다.
같은 커피 한 잔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활력소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불면과 불안, 심장 두근거림을 유발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약도 독도 아니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고 적정량을 찾는 것이 가장 건강한 커피 습관의 출발점이다.
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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