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정책을 전담하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조직과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투입되는 예산과 인력에 비해 실제 자살예방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있는지를 놓고 성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련부처 등에 따르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올해 자살예방 상담과 사례관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담 등 현장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재단은 지난 15일 제4차 직원 채용공고를 내고 자살예방 상담사 30명, SNS 상담사 13명, 상담 사례관리사와 심리부검면담원 등 모두 51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와 SNS 상담 ‘마들랜’을 운영하고 생명지킴이 교육, 고위험군 및 유족 지원, 자살예방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KT·코레일·네이버·LH·하이트진로 등 기업·기관과 연계한 생명존중 캠페인도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직과 사업 확대가 실제 자살예방 성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충분하냐는 것이다.
정부와 재단이 추진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은 2021년 인구 10만명당 26명이었던 자살률을 2027년 18.2명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자살시도자와 유족에 대한 서비스 개입률도 같은 기간 6%에서 40%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제5차 기본계획 평가에서는 법제화와 인력·인프라 확충 등 정책의 투입 기반은 마련됐지만 투입·산출 중심의 관리로 정책 효과를 분석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제시됐다.
신청주의에 의존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먼저 찾아가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살예방 사업의 특성상 상담 건수나 캠페인 횟수 같은 활동 실적보다 실제 위기 개입과 사후관리로 이어진 결과를 측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109 상담전화 이용자 가운데 실제 치료나 사례관리로 연계된 비율, 자살시도 이후 사후관리를 받은 사람의 재시도 여부 등 사업의 최종 결과를 추적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살률 자체를 재단의 성과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건강, 사회적 고립, 가족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단이 직접 수행하는 사업의 효과를 별도로 측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안에서도 빈곤·채무·고립·돌봄 부담 등 사회적 위험요인까지 정책 범위를 넓히고, 신청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결국 재단의 과제는 조직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늘어난 인력과 예산이 실제 위기 대응과 생명 보호로 얼마나 연결됐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건비와 사업비, 홍보·캠페인 비용을 비롯해 109 상담과 고위험군 관리 등에 투입된 예산을 사업별로 공개하고 상담에서 치료·사례관리로 이어지는 연계율 등 구체적인 성과지표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살예방 정책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교육 인원이나 캠페인 횟수 등 외형적인 실적을 넘어 실제 위기 대상자를 얼마나 발굴했고, 전문기관과 치료로 얼마나 연결했으며, 이후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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