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이중근(사진) 회장이 52년 전통의 문예지 ‘문학사상’을 인수하며 내세웠던 ‘문화 메세나’가 2년여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야심차게 인수했지만 정작 약속했던 복간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 회장은 2024년 7월 사재를 출자해 설립한 우정문고를 통해 경영난으로 휴간 중이던 문학사상을 인수했다.
당시 부영은 적자 경영이 예상되는 순수 문예지를 사재로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 역시 “성숙한 정신적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며 문학사상 복간을 통해 문화인들의 창작 활동을 장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이후 행보다.
부영은 인수 당시 2024년 10월 ‘제2 창간호’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재창간호는 약 470쪽 분량으로 제작돼 온라인 서점에 표지와 목차까지 공개됐다. 이 회장의 재창간사도 실렸다. 하지만 정작 인쇄 단계에서 출간이 중단됐다. 부영 측은 당시 “조금 보완하자는 의견이 있어 지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복간 일정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출판계에서는 단순한 경영 판단을 넘어 인수 목적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출판계 관계자는 21일 "문학사상은 사업적으로 매력적인 자산이라기보다 한국 문단에서 상징성이 큰 문화 콘텐츠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실제 부영 측도 인수 당시 이를 수익사업이 아닌 메세나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관건은 이 회장의 문화적 관심이 지속 가능한 지원으로 이어졌느냐는 것이다. 문화계에서 권위 있는 매체를 품는 것과 이를 실제로 운영해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인수 당시 화려한 복간 청사진과 달리 출간 자체가 중단됐다면 ‘문화 후원’이 장기적인 책임으로 연결됐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이 회장의 문화적·지적 존재감을 높이려는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재창간사에서 문학사상이 한국 문화 발전의 거름이 되고 노벨문학상 수상의 디딤돌이 되도록 하겠다며 높은 원고료와 ‘우정문학상’ 제정까지 언급했다.
이런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이제는 인수 자체보다 그 이후의 책임 있는 운영이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부영의 문학사상 인수는 처음부터 수익을 목적으로 한 거래가 아니었다.
문화계 관계자는 " 거창한 선언이나 상징성보다 지속적인 투자와 실행이다"라며 "문학사상을 인수한 것이 이 회장의 문화적 소신을 보여주는 메세나였는지, 아니면 문화적 권위를 확보하려는 일회성 이벤트였는지는 결국 앞으로의 운영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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