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받고도 태양광 사업 계속…한전 ‘원스트라이크 아웃’ 사후관리 도마

이정윤 발행일 2026-09-16 11:16:06
태양광 겸직 징계 후 기존 사업 계속한 직원 17명 재적발…11명 정직·6명 해임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한국전력 직원들이 태양광 발전사업 겸직으로 징계를 받고도 기존 사업을 계속하다 다시 적발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한전의 내부통제와 사후관리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태양광 겸직 비리 징계 현황

특히 한전이 2023년 태양광 관련 비위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내세우고 전 직원 정기 전수조사와 징계자의 발전소 처분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징계 이후에도 사업을 계속한 직원들이 재차 적발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태양광 사업 겸직과 관련한 징계는 총 280건으로 집계됐다.

징계 유형별로는 정직이 23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해임 17건, 감봉 29건, 견책 3건이었다. 감봉과 견책 등 경징계는 모두 32건으로 전체의 11.4%를 차지했다.


한전은 2023년 감사원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이후 고의성과 중대성이 확인되는 태양광 비위에 대해 해임 등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징계 처분은 이어졌다. 2024년 견책·감봉 12건, 2025년 2건, 올해 8월까지 3건 등 ‘원스트라이크 아웃’ 방침 발표 이후에도 모두 17건의 경징계가 내려졌다.

문제는 징계 이후다.

태양광 겸직으로 이미 징계를 받은 뒤에도 기존 사업을 계속하다 다시 적발된 직원은 17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1명은 정직, 6명은 해임 처분을 받았다. 올해 3월에도 기존 태양광 사업을 계속한 직원 2명이 재차 적발돼 해임됐다.

징계 이후 위반 상태가 실제 해소됐는지를 확인하는 사후관리에서도 빈틈이 드러났다.

전체 징계 280건 가운데 퇴사·해임은 92건이었으며, 발전소 처분이나 사업 관여 중단 등을 통해 위반 사유가 해소된 사례는 140건이었다.

퇴사·해임을 제외한 188건 가운데 나머지 48건, 25.5%는 위반 사유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거나 해소 여부 자체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징계 처분을 내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직원이 실제 발전사업의 경영과 수익 구조에서 완전히 빠졌는지를 확인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태양광 발전사업의 명의나 형태와 관계없이 직원이 경영상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한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 겸직금지 의무 위반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전력산업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발전소 명의를 변경하거나 매각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 위반 해소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가족이나 제3자 명의로 사업이 유지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면 징계 이후 일정 기간 발전소의 소유·운영 관계뿐 아니라 해당 직원의 자금 투입, 수익 배분, 의사결정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하는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한전 직원은 전력계통 연계 등 태양광 발전사업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사적 겸직보다 이해충돌 가능성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재징계 규정의 구체성도 보완 과제로 꼽힌다.

한전의 징계양정 요구기준은 징계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 사유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징계사유가 성립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위반 상태를 언제까지 해소해야 하는지, 매각 지연 등 어떤 경우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준이 불분명하면 징계 이후 위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더라도 후속 조치 시점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징계 확정 이후 일정한 해소 기한을 설정하고, 기한 내 발전사업 처분 또는 실질적인 관여 중단을 입증하도록 하는 방식의 관리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어기구 의원은 “징계를 받고도 같은 태양광 사업을 계속했다면 처벌 이후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며 “직원이 문제 된 사업에서 손을 뗐는지도 확인하지 못하면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비위를 근절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은 위반 사유 해소 기한과 정당한 지연 사유의 판단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며 “매각이나 관여 중단 약속에 그치지 않고 자금·수익 관계까지 확인해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을 계속하면 엄정하게 재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2023년 감사원 감사 이후 태양광 겸직 비위 근절을 위해 겸직제보센터 상시 운영과 전 직원 정기 전수조사, 징계자의 발전소 처분 여부 정기 점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징계 이후 사업을 계속한 직원들이 다시 적발된 만큼 향후에는 징계 수위뿐 아니라 ‘징계 이후 실제 사업 관여가 끊겼는지 확인하는 사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제도 실효성을 가르는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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