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유실 현금 5년새 23억 원… '뚝 떨어진' 코레일 반환율의 이면

이정윤 발행일 2026-11-08 19:16:09
[데일리환경=이정윤,안상석 기자]전국 철도역과 열차에서 승객들이 분실한 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 코레일이 수거한 유실 현금만 23억 원에 육박하지만, 주인을 찾아 직접 돌려준 비율은 해마다 급락하고 있다

. 국회에서는 "유실물 관리 부실"이라는 질타가 쏟아졌고, 코레일 측은 "철도 이용 패턴의 구조적 변화와 제도적 한계 탓"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철도역과 열차 내 현금 유실물은 총 1만 8,549건, 22억 7,612만 원에 달했다.
▲현금 유실물 습득 주요 역 현황(습득 건수 순)
▲현금 유실물 습득 주요 역 현황(총 금액 순

문제는 유실물 증가세 속에서 코레일의 자체 반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80.1%에 달했던 건수 기준 직접 반환율은 2022년 74.7%, 2023년 64.5%, 2024년 55.6%로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2025년에는 53.2%까지 내려앉았다. 4년 사이 반환율이 26.9%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접수된 현금 유실액은 4억 7,618만 원으로 이미 전년도 전체 습득액을 넘어섰다.


황희 의원은 "철도 이용객 증가세에 발맞춰 유실물 관리 체계 역시 고도화되어야 함에도 직접 반환율이 매년 떨어지고 있다"며 "경찰 인계 전 유실물 안내 절차와 보관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코레일 "이용객 폭증과 단기 보관 규정 탓… 방치 아닌 경찰 이관"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코레일 내부 관계자들은 반환율 하락 통계가 단순한 업무 태만이나 행정 허술함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지적이라고 토로한다.

코레일 한 내부 관계자는 "유실물법에 따라 코레일 유실물센터는 습득물을 통상 일주일(7일)간만 자체 보관한 뒤 경찰청 유실물종합관리시스템(LOST112)으로 즉시 인계하도록 되어 있다"며 "코레일의 '직접 반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주인을 찾아주지 못하고 유실물을 방치했다는 뜻이 아니라, 7일 보관 시한이 지난 물품을 절차대로 경찰에 넘겨 처리한 비중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급증한 철도 유실 건수와 복잡해진 승객 이동 동선도 반환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철도 이용객이 역대 최대치인 1억 4,600만 명을 돌파했고, 특히 장거리 환승 승객이나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현금을 두고 내린 승객이 분실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해 상당 시일이 지난 경우가 많아, 코레일 보관 기간인 7일을 넘겨 경찰 인계 후 찾아가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코레일이 자체 반환하지 못한 6,639건(5억 1,091만 원)은 전량 경찰로 이관 처리됐다.

  '7일 골든타임'과 시스템 연계… 행정 칸막이 넘는 대책 나와야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관리 소홀의 문제를 넘어, 제도와 현장 간의 '괴리'를 보여준다.

고속철도 통합 운영 등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이 3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대이동' 시대에, 현행 '코레일 7일 자체 보관 후 경찰 이관' 체계는 분실자가 현금을 되찾기까지 불필요한 행정적 지연을 유발할 소지가 크다. 실제로 수천만 원대 고액 분실물이 발생해도 7일이 지나면 경찰서로 넘어가며 민원인이 다시 경찰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불편이 뒤따른다.

코레일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전에, 모바일 승차권 앱(코레일톡)을 통해 유실물 등록 알림을 고도화하거나 분실 신고 매칭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초기 7일간의 직접 반환율을 끌어올릴 기술적 보완책을 먼저 마련해야 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철도역에서 쏟아지는 수억 원의 쌈짓돈이 제 주인을 온전히 찾아가기 위해서는 공방을 넘어선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코레일 앱과 경찰청 LOST112 간의 실시간 데이터 통합과 승객 맞춤형 알림 서비스 등 행정 칸막이를 허무는 유실물 시스템 개편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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