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0만 명 뒤에 숨은 ‘가짜 3.3’… 청년·노인 삼킨 노동의 탈법 현장

이정윤 발행일 2026-11-08 19:00:34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국세청 통계에 잡힌 3.3%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자가 869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취업자 3명 중 1명꼴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중 520만 명은 변변한 직종 분류조차 없는 ‘기타자영업(코드 940909)’ 꼬리표를 달고 있다. 정부가 플랫폼·특수고용직 확대를 반영하겠다며 부랴부랴 코드를 신설했음에도, 6년간 늘어난 사업소득자의 90% 이상은 여전히 ‘기타’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갔다.
▲최근 6년 사업소득세 납부 통계 중 사업소득자의 업종코드가 간병인(940912)이고 징수의무자 업종이 요양병원인 경우>           (단위 : 명, 백만원 / 김주영 의원실 재구성)

숫자가 가리키는 현실은 명확하다. 현장의 사용자들이 4대 보험료 부담과 퇴직금, 주휴수당 등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무늬만 사장님’으로 둔갑시키는 ‘가짜 3.3’ 위장 고용이 이제 노동시장의 기본값으로 굳어졌다는 방증이다.
▲최근6년간 증감추세
▲최근 6년 연도별 원천징수의무자의 사업장별 지급액 현황

특히 이번 통계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청년층과 고령층이라는 양극단의 취약 노동자가 법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30세 미만 사업소득자 10명 중 7명(71.5%, 144만3천 명)이 기타자영업자로 분류됐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고작 631만 원. 아르바이트나 단기 알바 형태로 일하면서도 근로계약서 대신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동의서에 서명한 청년 프리랜서들의 민낯이다. 사회 첫발을 떼는 청년들에게 ‘근로기준법 없는 일자리’가 표준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은퇴 후 생계 전선에 뛰어든 60세 이상 고령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6년간 늘어난 60세 이상 사업소득자(66만9천 명)의 60.7%가 기타자영업이었다. 식당 보조, 유통 물류, 건물 경비, 단기 노무 등 상시적인 사용종속 관계가 명백한 직군마저 사업소득자로 처리됐다.

대표적 사례가 간병 노동이다. 병실에 상주하며 병원의 지휘·감독을 받는 요양병원 공동간병 노동자 과반(56.6%)이 ‘개인간병’ 사업소득자로 둔갑했다.

요양병원이 세금을 떼어간 간병인 2만여 명의 연평균 소득은 1,510만 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병원은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고, 간병인은 24시간 일하면서도 주휴수당이나 퇴직금은커녕 다쳤을 때 산재보험 처리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눈여겨볼 점은 사업소득자를 고용한 사업장 수가 61.6% 급증하는 동안 ‘사업장당 소득자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8.08명→7.19명).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쪼개기 고용을 하거나, 영세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사업소득자 방식을 적극적으로 악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탈법의 구조가 더 잘게, 더 깊숙이 일상 영역으로 파고든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뒤늦게 기획 감독에 나섰다지만, 870만 명이라는 거대한 사각지대 앞에서 100여 곳을 들여다보는 식의 핀셋 단속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국세청과 노동부의 전산망을 연계해 사업장별 근로자 대비 사업소득자 비율, 최저임금 미달 여부 등을 교차 검증하는 시스템적 대응이 선행되지 않는 한 현장의 위장 고용 관행은 멈추지 않는다.

특히 ‘기타자영업’이라는 모호한 분류 뒤에 숨어 법적 권리를 박탈당한 수백만 노동자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고용 형태의 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확산된 탈법 구조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근로기준법은 일부 대기업 정규직만을 위한 ‘특권의 법’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무늬만 자영업자, 더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가짜 3.3’에 대한 전면적·핀셋형 근로감독에 즉각 착수해야한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3.3%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노동자가 870만 명에 육박하고, 이 중 520만 명이 변변한 직종 코드조차 없는 ‘기타자영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명백히 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고 있음에도, 4대 보험과 퇴직금 등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둔갑시키는 ‘가짜 3.3’ 위장 고용이 노동시장의 기본값처럼 굳어지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다.

특히 이번 통계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청년과 고령층이 탈법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30세 미만 청년 사업소득자 10명 중 7명이 기타자영업자로 내몰려 연평균 631만 원에 불과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60세 이상 은퇴 세대 역시 식당·물류·경비 등 열악한 한계 일자리로 밀려나며 6년 새 사업소득자가 2배 이상 급증했다.

병원에 상주하며 일하는 요양병원 공동간병인의 과반이 개인사업자로 둔갑해 최저임금도 못 받는 1,510만 원의 연소득으로 버티고 있는 현실은 우리 노동행정이 어디까지 무너져 있는지를 방증합니다.

사업장을 잘게 쪼개 영세 사업장인 척 규제를 피하는 꼼수 역시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고용노동부가 일부 의심 사업장을 기획 감독한 것은 긍정적이나, 870만 명이라는 거대한 사각지대 앞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여주기식 단발성 단속을 넘어, 업종별·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세부 기준을 세우고 정밀한 ‘핀셋 근로감독’을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나아가 국세청과 노동부의 데이터 연계를 통해 근로자 대비 사업소득자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은 사업장을 상시 선별·적발하는 근본적인 감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의원은 “일하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누려야한다”며. “‘기타자영업’이라는 모호한 행정 코드 뒤에 숨은 위장 고용을 바로잡고, 청년과 어르신들이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 환노위 차원에서 제도 개선과 감독 강화를 끝까지 챙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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