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에 희토류 합의 이행 촉구…중국은 미국 조치 우려

유승철 발행일 2026-11-08 18:17:51
USTR·재무부는 희토류·핵심광물·농산물 약속 이행 강조
중국은 대중 무역 제한에 우려…공급망 분산은 채굴 넘어 정제·자석 생산이 관건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는 2026년 11월 6일 중국 국무원 부총리 허리펑과 화상 통화를 하고, 희토류와 기타 핵심광물,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 기존 무역 약속의 이행을 촉구했다. 중국 측은 별도 발표에서 최근 미국의 대중 무역 제한 조치에 우려를 표했다. 양측 발표의 초점은 달랐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지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번 통화에서 공개되지는 않았다.
▲ 희토류 광물과 자석, 국제 공급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출처 : AI 생성 이미지=데일리환경)


USTR 발표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는 중국이 과거 약속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산물 구매와 희토류·기타 핵심광물을 언급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별도 발표에서 중국이 부산에서 한 약속을 전면적이고 즉시 이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미국이 이행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주장과 요구를 담은 발표다. 공개된 내용만으로 중국의 위반 여부나 실제 공급 차질의 규모를 독립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중국 상무부와 중국 정부 영문 포털에 실린 발표는 같은 통화가 11월 6일 저녁 열렸다고 확인하면서, 양측이 양국 정상 회동과 경제·무역 협의 결과의 이행 및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최근 미국의 대중 경제·무역 제한 조치에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협의 채널을 활용해 협력을 이어가고 차이를 관리하기로 했다는 것이 중국 발표의 요지다. 미국 발표는 중국의 이행 필요성과 구체적 결과를 강조했고, 중국 발표는 미국 조치에 대한 우려와 협의 지속을 강조했다.


이번 통화는 2025년 10월 양국 정상이 한국에서 만난 뒤 이어진 무역 협의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 백악관은 당시 합의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와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2026년 9월 양국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5년 쿠알라룸푸르 공동 합의의 일부 관세·비관세 조치를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11월 6일 통화의 의미는 합의 만료가 임박했다는 데 있다기보다, 양측이 서로 다른 우려를 표하면서 기존 약속의 이행과 후속 협의를 계속 다룬 데 있다.

희토류 문제는 원광 수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자석용 희토류 공급망은 채굴 뒤 선광, 분리·정제, 금속·합금 제조, 영구자석 생산으로 이어진다. 2024년 중국은 자석용 희토류 채굴의 약 60%, 정제 생산의 91%, 소결 영구자석 생산의 94%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자석용 네 원소를 대상으로 한 IEA 분석이며 모든 핵심광물이나 모든 희토류 제품의 비중을 뜻하지 않는다. 영구자석은 전기차, 풍력발전, 산업용 모터, 데이터센터 등 여러 기술에 쓰여 특정 공정의 공급 제한이 광범위한 제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IEA는 2025년 중국의 수출통제로 미국과 유럽 등의 자동차 업체가 영구자석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생산 가동률을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생산을 멈춘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출량이 이후 회복됐더라도 비중국산 자석에는 가격 프리미엄이 남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경험은 공급망 위험이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납기와 비용, 대체 조달처 확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분석은 특정 시기와 품목의 상황이며, 이번 11월 통화가 한국 기업의 조달이나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아니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가능성과 확인된 결과를 나눠야 한다. 자동차·전자·에너지 산업은 희토류 영구자석이 쓰이는 국제 공급망과 연결돼 있어 미중 간 수출통제나 이행 논란이 장기화하면 조달처 다변화와 재고·계약 관리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USTR 발표에는 한국 공급망이나 한국 기업의 직접 피해·가격 변동에 관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당장 국내 금리나 환율, 특정 기업의 생산에 변화가 생겼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급망을 안정시키려면 광산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IEA는 중국 밖의 정제와 자석 제조 역량이 채굴 계획보다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정제·분리 기술과 숙련 인력, 장기 구매계약, 재활용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제안한다. 광물 개발과 정제에는 환경 관리도 필요하다. IEA는 희토류 채굴·처리 과정에서 산성 침출수, 유해 슬러지, 방사성 부산물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공급처를 다변화하더라도 환경 기준과 폐기물 관리가 약하면 공급망 회복력이 지역의 환경 부담으로 이전될 수 있다.

앞으로 확인할 사안은 양국이 각자 발표한 약속의 구체적 이행 기준을 공개하는지, 희토류 수출 허가와 실제 선적이 안정되는지, 농산물 구매와 관세·비관세 조치가 어떤 절차로 맞물리는지다. 중국 측은 9월 발표에서 양국이 공동 무역 협의와 후속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번 통화에서도 협의 채널의 지속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통화 발표만으로 이행 성과나 분쟁 해소를 확인할 수는 없다. 핵심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협의는 선언보다 실제 허가·물량·납기와 양측의 후속 조치로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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