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주요 정책 의제로 자리 잡으면서 서울시 환경 관련 예산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막대한 세금이 쓰이지 못해 사장되거나, 복지 연계 환경사업이 자치구 단계에서 멈춰 서는 구조적 균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월 3일 열린 서울특별시의회 기후환경본부 행정사무감사는 이러한 서울시 환경행정의 '체감도 부재'를 정면으로 드러냈다.
불용액 10억 쌓이는데 예산은 15.5% 증액… 거점 시설의 운영 효율성 점검 필요
환경자원순환의 상징적 거점으로 출범한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지표는 대표적인 관리 부실 사례로 꼽힌다. 운영예산은 2024년 47억 1,600만 원에서 2026년 54억 4,700만 원으로 15.5% 늘어났으나, 최근 2년간 전체 예산의 약 11%에 달하는 10억 6,300만 원이 집행되지 못한 채 불용 처리됐다.
환경 행정 및 자원순환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용 문제를 두고 “시설 설립 취지에 걸맞은 킬러 콘텐츠 부재와 경직된 운영 모델이 결합해 사업 집행 동력을 잃은 결과”라고 진단한다. 매년 억 단위의 불용이 반복됨에도 면밀한 원인 규명 없이 관성적으로 예산을 증액 편성해 온 서울시의 안일한 예산 관리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교부로 끝난 환경복지… 지자체 간 칸막이에 가로막힌 'LED 보급'
에너지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도모하는 ‘저소득층 LED 조명 보급사업’ 역시 전형적인 ‘탁상 집행’의 한계를 보였다. 2026년 9월 기준으로 동대문구·양천구·종로구·중랑구 등 4개 자치구의 실적은 전무한 상태였다.
기후 복지는 지원 시기를 놓치면 그 실효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예산 교부 후 자치구의 현장 발굴과 집행 과정을 방치하는 것은 복지 사각지대를 키우는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한다. 서울시 본청이 자치구별 현장 전수조사와 집행 병목 원인을 파악해 직접 독려하거나 대안을 마련하는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관람용 전시 행정 벗어나 '생활 밀착형 자원순환'으로 체질 개선해야
김영옥 서울시의원(사진)이 지적했듯, 환경정책의 핵심은 ‘예산 편성’이 아닌 ‘집행 관리’다. 과거 뚝섬 나눔장터처럼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순환 경제 플랫폼을 복원하고, 페트병·캔 압축 회수시설과 같은 기술 기반의 고효율 수거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접근성 개선이 절실하다.
예산은 늘었지만 현장은 멈춰 서 있다면, 그 환경정책은 실패한 것이다. 서울시는 감사 지적에 대한 단기적 해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개관 이후 누적된 거점 시설의 운영 실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자치구 지원 사업의 사후관리 체계를 즉각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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