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G버스 단종 앞둔 서울시…대체차량 확보 비상, 중국산 전기버스 의존 커지나

안상석 발행일 2026-11-05 15:13:25
서울 시내버스 72%가 CNG…2027년 생산 중단 예상에 노선 운행 공백 우려
▲이인식 시의원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서울 시내버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가 생산 중단 위기에 놓이면서 서울시의 대체차량 확보 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전기·수소버스로 전환하기 어려운 노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차량의 내구연한이 도래할 경우 버스 운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CNG버스 생산 중단으로 전기버스 전환이 가속화할 경우 중국산 전기버스 도입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친환경버스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차량 공급망과 충전시설, 국내 제조업 기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이인식 의원(더불어민주당·금천1)은 지난 4일 열린 제340회 정례회 교통실 행정사무감사에서 2027년 CNG버스 생산 중단 가능성에 따른 시내·마을버스 운행 공백을 우려하며 서울시의 선제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시 제출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서울 시내버스 7,383대 가운데 CNG버스는 5,318대로 전체의 약 72%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일반형 대형 CNG버스는 1,561대에 달한다.

문제는 기존 CNG버스를 대체할 전기·수소버스가 모든 노선에 투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올해 1월 저상버스 도입 예외를 신청한 35개 노선 가운데 25개 노선을 승인했다. 교량 저촉과 급경사, 좁은 도로폭, 전기충전시설 미구축 등이 주요 사유였다.

특히 충전시설 미구축 관련 사유가 23건에 달해 차량 확보뿐 아니라 충전 기반시설 부족도 친환경버스 전환의 걸림돌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CNG버스 생산이 중단될 경우 전기·수소버스로 전환할 수 없는 일부 노선은 차량 교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기존 노선의 안정적인 운행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CNG버스 생산 중단 가시화…서울시 전환계획은 충분한가

CNG버스 생산 중단 가능성은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부터 일부 디젤·CNG 시내버스 모델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올해 초에는 주요 부품 공급사의 생산 중단에 따라 2027년 중 CNG버스 공급 중단이 예상된다는 내용을 버스업계에 안내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는 국내 버스 제조업계가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수소버스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생산 중단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특정 노선에 필요한 차량을 계속 공급할 수 있는지는 제조사의 최종 생산계획과 공급 가능 차종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설명자료에서 2036년까지 약 5,200대의 CNG버스를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2030년 이후 기존 CNG 충전소 부지를 전기충전시설로 본격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차량 생산 중단 예상 시점과 충전시설 전환 일정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이다.

2027년부터 CNG버스 공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충전시설 확충이 늦어질 경우, 운수업체는 차량을 교체하고 싶어도 대체차량을 운행할 기반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차고지가 아닌 도로상에서 배차하는 노선은 충전시설 설치 공간 확보가 어려워 전기버스 전환에 추가적인 제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의원은 “차량의 내구연한이 도래했을 때 어떤 차량으로 대체할 것인지 서울시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전기버스로 대체되나…차량 조달 구조도 점검해야

CNG버스 생산 중단에 따른 또 다른 쟁점은 향후 전기버스 조달 시장의 변화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산 차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왔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를 인용한 2023년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국내 운행 전기버스의 약 32.1%가 중국산이었으며, 그해 1~7월 신규 등록 전기버스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41.4%에 달했다.

다만 이는 과거 전국 단위 통계로, 현재 서울시의 중국산 전기버스 비율이나 향후 도입 규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CNG버스 생산 중단으로 전기버스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 국산과 중국산 제조업체 간 공급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서울시가 향후 어떤 제조사의 차량을 얼마나 도입할 것인지, 국내 제조업체의 생산 능력과 차량 공급 일정은 충분한지, 중국산 전기버스의 가격 경쟁력이 실제 구매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전기버스는 초기 구매가격뿐 아니라 배터리 성능과 수명, 부품 공급, 정비망, 고장 시 운행 중단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량의 품질이나 안전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초기 구매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장기적인 운영비용까지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시민 세금과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서울시는 제조국별 도입 현황과 차량별 유지관리 실적, 사후관리 체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리적인 구매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을버스도 대체차량 확보 부담…교통취약지역부터 대책 필요

마을버스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26년 1월 기준 서울시 마을버스 1,626대 가운데 경유버스는 885대, CNG버스는 344대로 집계됐다. 두 차종을 합하면 전체의 약 75.6%에 달한다.

마을버스는 상대적으로 좁은 도로와 급경사 구간을 운행하는 경우가 있어 노선별 차량 규격과 충전 여건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대체차량 확보가 늦어지면 운수업체의 차량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배차 간격과 운행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체 교통수단이 부족한 주거지역에서는 마을버스 운행 차질이 주민 이동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대응이 중요하다.

이 의원은 “버스의 친환경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이용하던 버스가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전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운행 안정성

전기·수소버스 확대는 도심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 방향이다. 그러나 차량 교체 일정과 충전시설 확충, 운수업체의 재정 부담이 맞물리지 않으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는 CNG버스 생산 중단 가능성에 대비해 노선별 차량 내구연한과 대체 가능 차종, 충전시설 확보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제조사의 공급 능력과 수입 전기버스 도입 현황, 차량별 유지관리 비용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 의원은 서울시에 CNG버스 생산 중단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교통취약지역을 포함한 모든 노선의 안정적인 운행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친환경버스 전환 정책의 성패는 단순히 전기·수소버스 도입 대수를 늘리는 데 달려 있지 않다. 차량 생산과 충전 기반시설, 운수업체의 운영 여건이 실제 노선 운행과 연결돼야 한다.

특히 CNG버스 단종에 따른 대체차량 수급 문제가 중국산 전기버스 의존도 확대나 특정 노선의 운행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서울시의 구체적인 조달계획과 전환 일정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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