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산하기관 '임기 초과' 임원 7명… 6명이 '중진공 출자 라인' 장악

이정윤 발행일 2026-10-24 20:00:24
상임임원 22.6% 법정 임기 넘겨 버티기… 공영홈쇼핑 편파 교체 논란까지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상임임원 5명 중 1명 이상이 법정 임기를 넘겨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기 초과 인사의 대다수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출자 구조 라인에 집중돼 있어 공공기관 사유화와 인사 파행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중기부 산하기관 상임임원 재임 현황
▲공영홈쇼핑상임이사현황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허성무 의원(경남 창원시성산구)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관장을 포함한 산하기관 전체 상 .임임원 31명 중 법정 임기(최대 3년)를 초과해 재임 중인 인사는 총 7명(22.6%)으로 집계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상임이사 현황
 
▲기술보증기금 상임이사 현황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임이사 현황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상임이사 현황

▲공영홈쇼핑 상임이사 현황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8조는 기관장 임기를 3년, 이사는 기본 2년에 연임 1년을 포함해 최대 3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임기 규정을 넘긴 장기 재임자는 ▲중진공 3명(이사장 3년 1개월, 상임이사 4년 및 3년 11개월)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이하 한유원) 2명(대표이사 3년 6개월, 상임이사) ▲공영홈쇼핑 1명(상임이사 3년 11개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 1명(원장 3년 1개월) 등 7명에 달했다.

문제는 임기 초과자 7명 중 6명(85.7%)이 ‘중진공→한유원→공영홈쇼핑’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라인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한유원은 중진공이 지분 100%를 출자한 완전 자회사이며, 공영홈쇼핑은 한유원이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모회사와 자회사,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 라인 전반에서 연쇄적인 인사 적체와 임기 초과가 일상화된 셈이다.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상임이사 현황

기관 간 형평성을 잃은 비정상적 인사 운영 정황도 드러났다. 공영홈쇼핑 상임이사는 1대 주주인 한유원(지분 50%) 추천 1명과 2대 주주인 농협경제지주(지분 45%) 추천 1명 등 총 2명으로 구성된다.

한유원 추천 이 모 상임이사는 2022년 11월 부임해 법정 임기를 훌쩍 넘긴 3년 11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반면, 농협 추천 김 모 상임이사는 2024년 2월 부임해 재임 기간이 2년 8개월 차다.

그러나 공영홈쇼핑 이사회는 지난 1일 임기가 덜 찬 농협 추천 이사만을 교체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단독 소집했다. 정작 4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한유원 몫 이사는 임추위 구성 계획조차 잡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한유원 대표 임기가 만료돼 신임 대표 선임을 추진 중이며,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이사를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허성무 의원은 “후임자가 올 때까지 종전 임무를 수행하는 규정이 있더라도, 장기간의 인사 지연과 방치는 공공기관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임원 인사가 특정 기관의 특혜나 기득권 보전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투명하고 신속한 인사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임 올 때까지' 방패 삼은 중진공 라인의 자리보전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 제5항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한다.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러나 중기부 산하기관에서는 이 예외 조항이 '합법적 자리 지키기'의 만능 방패로 변질됐다. 산하 상임임원의 20%가 넘는 7명이 3년 법정 임기를 넘겼고, 최장 4년에 달하는 재임자까지 나왔다. 공공기관의 임기 제한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된 꼴이다.

더 심각한 대목은 인사의 '편향성'이다. 임기 초과자 7명 중 6명이 '중진공-한유원-공영홈쇼핑'으로 이어지는 단일 지배선상에 놓여 있다. 공영홈쇼핑의 사례는 노골적이다.

4년 가까이 임기를 채운 모회사(한유원) 추천 이사는 그대로 둔 채, 2년 8개월 된 2대 주주(농협) 추천 이사만 콕 집어 교체 임추위를 열었다. 상식적인 기준이라면 임기가 1년 이상 더 지난 인사부터 교체 절차를 밟는 것이 순리다.

중기부의 해명 역시 군색하다. "한유원 대표가 바뀌면 그 뒤에 공영홈쇼핑 이사를 교체하겠다"는 논리는, 상임이사 자리를 기관장의 전리품이나 하수인쯤으로 취급한다는 고백에 불과하다. 상임이사는 기관장의 입맛에 맞추는 종속적 자리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경영을 감시하고 공공성을 지켜야 할 책임 직책이다.

인사 지연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조직의 긴장감을 무너뜨리고 정책 추진력을 갉아먹는 직무유기다. '중진공 라인 카르텔'이라는 안팎의 의구심을 털어내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본래의 정책 목적에 미칠 수밖에 없다. 중기부는 인사 적체를 즉각 해소하고, 자의적 잣대로 왜곡된 인사 시스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함께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