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2027년 예산 '에너지 112%·환경 5.7%'...국회 예비심사서 쏠림 논란 재점화

이정윤 발행일 2026-10-15 10:08:49
[데일리환경=이정윤.안상석 기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10월 2027년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에너지 대전환 분야(112.0% 증가)와 순환경제·환경투자 분야(5.7% 증가) 간 증액 폭 격차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후부 예산·기금 총지출은 25조7319억원으로 올해보다 3조9737억원 늘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10월 들어 2027년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에 본격 돌입하면서, 에너지 분야와 순수 환경 분야 간 증액 폭 차이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9월 1일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에너지 대전환 분야 예산은 올해 2조5683억원에서 내년 5조4449억원으로 2조8766억원, 비율로는 112.0% 늘었다.

반면 순환경제·환경투자 분야는 2조1977억원에서 2조3237억원으로 1260억원, 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기후부 예산·기금 총지출은 25조7319억원으로 올해보다 3조9737억원 증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9월 1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대전환 분야 증가액(2조8766억원)은 기후부 전체 예산 증가액의 72.4%를 차지한다. 세부적으로는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국가가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사업에 1조9351억원(전력 1조5489억원, 용수 3862억원)이 배정됐다.

수요유치형 변전소 건설,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호남·충청권 산업단지 용수 및 폐수처리 시설 확충 등이 포함된다.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은 1조5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1% 늘었으며, 공장 지붕 태양광 설치에 대한 융자 지원은 4.4배로 확대되고 가정용 태양광 보급 대상도 20만 가구로 늘어난다.

전기차 보급 예산은 2조1403억원으로 32.8% 증가했고, 보조금 지원 물량은 30만대에서 43만대로 확대된다. 히트펌프 등 열에너지 전기화 예산은 157억원에서 859억원으로 447.1% 늘었다.

반면 환경 분야에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정부 출연금이 100억원에서 2447억원으로, 녹조 등 수질개선 투자가 5986억원으로 74.7% 늘어난 점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 두 항목이 환경 분야 증액분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어, 그 외 사업에서는 증액 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노후 하수관 정비 등에 쓰이는 하수도 예산은 약 4000억원 줄었다.

기후부는 사업의 지역자율계정 전환과 지자체 수요 감소를 이유로 들었지만, 현장에서는 노후 하수관 재투자 수요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침수 예방 예산은 221억원에서 815억원으로 늘었으나 전체 재난 대응 예산(8조2846억원) 증가 폭은 0.8%(694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현 여부가 불확실한 AI·데이터센터·반도체 관련 전력 투자와, 이미 현실화한 기후재난 대응 사이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 피해가 심해지면 AI 투자로 지은 공장도 침수 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는 "우수관 개선 등 현장 수요가 많은데 하수도 예산을 깎은 것은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서둘러야 할 시점에 예산 배분이 에너지 인프라에 쏠려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기후부는 분야별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안세창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은 "실·국 간 업무 조정과 사업 이동이 있어 분야별 증가율만으로 예산 성격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환경 분야 예산은 약 13조4000억원에서 14조원 수준으로 4.5% 안팎 늘어난 것으로, 최근 5년 연평균 증가율 3.8%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가율이 과거보다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이달 중 소관 부처 예산안 예비심사를 진행한 뒤 심사 결과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길 예정이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확정된다.

여야 의원들은 예비심사 과정에서 에너지·환경 분야 간 증액 비율 격차와 하수도 예산 감액 등을 놓고 질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도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남은 두 달간, 에너지 전환과 환경 투자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상임위 심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출 구조조정 규모도 함께 살펴볼 대목이다. 기후부는 노후 경유차 지원 등 기존 사업 약 2조7000억원 규모를 줄여 그 재원을 기후·에너지 사업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예산 총액 증가분 상당 부분이 신규 재원 확충이 아니라 기존 환경 사업의 축소·재배치를 통해 마련됐다는 의미여서,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줄었고 그 영향이 어디에 미치는지를 둘러싼 질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에너지 대전환 분야 증액이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지원에 상당 부분 쓰이는 반면, 기후재난 대응·노후 기반시설 정비처럼 시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의 증액 폭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예산안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가기 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세부 사업별 조정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심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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