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뉴스정원] 별이 내려앉은 시장 옥상 … 청호의 가을밤, 커피와 노래로 물든다

정진욱 발행일 2026-09-18 07:38:20
- 9월 19일·10월 3일·10월 10일 오후 5시 30분 청호시장서 개최
- 스페셜티 커피와 로컬 먹거리 곁들인 이웃들의 ‘옥상 문화다방’
- 사진전·어쿠스틱 공연·색소폰 앙상블·옥상 피크닉 등 마련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해가 서쪽 산등성이 너머로 천천히 몸을 감추면, 장을 보던 사람들이 오가던 시장 옥상에 하나둘 전구가 켜진다. 커피를 내리는 고소한 향이 바람을 타고 번지고, 기타 줄을 튕기는 소리 위로 한 가수의 노래가 목포의 저녁을 부드럽게 적신다.


▲ 행사 포스터(이미지출처=주최측 공식 sns계정)


거창한 무대도, 객석과 연주자를 가르는 높은 경계도 없다. 커피잔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과 이웃이 마주 앉는 순간, 평범했던 시장 옥상은 별빛 아래 작은 문화살롱으로 변한다.

목포 청호시장 3층 옥상테라스에서 가을 루프탑 문화행사 ‘별이 빛나는 청호 옥상테라스, 문화다방’이 열린다.

지난 8월 29일 첫 행사를 시작한 이번 프로그램은 오는 9월 19일과 10월 3일, 10월 10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세 차례 더 시민들을 만난다.

‘음악과 이야기, 커피와 사진, 이웃이 함께하는 네 번의 옥상 문화다방’을 내세운 행사는 목포문화도시센터의 문화공간 지원사업으로 마련됐다. 로컬 브랜드와 전통시장이 손을 맞잡고 시장 옥상을 시민들의 일상 가까이에 있는 문화공간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 기자가 AI를 통해 목포 청호시장 옥상테라스에서 기타 연주와 노래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재구성한 이미지


커피 내리는 손끝에서 시작되는 9월의 음악

9월 19일에는 ‘1926 선창다방 COE 브루잉’이 열린다. 로컬 사진전과 커피 브루잉에 색소폰 앙상블 공연이 더해진다.

스페셜티 커피가 한 방울씩 잔으로 내려앉는 동안 옥상에는 색소폰의 깊고 따뜻한 음색이 번진다.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시간이 이날만큼은 커피가 완성되는 속도에 맞춰 잠시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3일에는 ‘사진으로 걷는 목포’가 마련된다. 목포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은 로컬 사진전을 둘러보고 어쿠스틱 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한 장에는 오래된 골목의 시간이 머물고, 노래 한 곡에는 항구도시의 저녁이 스민다. 시민들은 사진 속 목포와 옥상 너머로 펼쳐진 실제 목포의 풍경을 한자리에서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 날인 10월 10일에는 ‘이웃을 위한 현정 옥상 피크닉’이 열린다. 난타와 버블쇼, 피크닉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가을 놀이터를 선보인다.


시장은 물건만 오가는 곳이 아니다

이번 문화다방이 특별한 이유는 시장을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사람과 이야기와 예술이 만나는 동네의 거실로 되돌려 놓는다는 데 있다.

참가자들은 기본 음료를 무료로 제공받으며 청호시장에서 구입한 먹거리를 가져와 즐길 수도 있다. 시장에서 산 음식이 옥상 테이블에 오르고, 로컬 브랜드의 커피와 음악이 그 곁을 채운다. 지역 상권과 문화가 따로 머물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풍경이 되는 셈이다.

행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포스터에 실린 QR코드를 통해 사전 등록하면 된다. 행사 소식은 목포문화도시센터 공식 안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을 저녁의 별은 누구에게나 같은 빛으로 내린다. 그러나 청호시장 옥상에서 만나는 별빛은 조금 다를지 모른다. 기타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 갓 내린 커피 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올가을 목포의 토요일은 높은 공연장이 아닌, 오래된 시장의 옥상에서 천천히 깊어간다.


[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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