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예산을 대폭 늘리며 추진 중인 ‘중장년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지원 사업’이 겉으로는 높은 만족도를 내세우고 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는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효진 의원(국민의힘, 서초4)이 최근 민생노동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예산은 2024년 11억 8,600만 원에서 올해 21억 9,800만 원으로 85.3% 급증했다. 수혜 인원 역시 250명에서 500명으로 두 배 늘었다. 서울시는 평균 매출 13% 증가, 사업 만족도 96점이라는 지표를 내세우며 사업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수치 이면의 지표는 사뭇 다르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지원을 받은 500곳 중 32%에 달하는 160곳은 지원을 받은 이듬해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심지어 매출이 떨어진 업체 중 사후관리 컨설팅을 마친 곳은 33.8%(54곳)에 불과했으며, 63.1%(101곳)는 사후관리나 교육 실적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사업 지원을 받은 뒤 폐업한 42곳 중 사후관리를 받은 업체는 단 1곳뿐이었다.
사실상 경영 악화 징후를 보이는 한계 점포에 대한 '사후 방치'가 이어졌다는 의미다.
“사진 몇 장 올리고 끝… 컨설팅 끝나면 매출도 뚝” 소상공인들의 토로
현장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도 냉담하다. 이번 사업 지원의 57.6%(250곳 중 144곳)가 온라인 마케팅에 쏠려 있는데, 대부분이 외주업체의 일회성 광고나 포털 사이트 등록 지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다.
골목상권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사업에 참여했던 한 50대 자영업자는 “지원 기간에는 대행사가 와서 블로그 홍보나 플레이스 세팅을 해주니 반짝 손님이 늘어 만족도 설문에는 좋게 체크했다”면서도 “컨설팅 계약이 끝나자마자 광고 효과가 사라졌고, 직접 온라인 채널을 관리하려 해도 배운 게 없어 결국 원래대로 돌아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세금으로 대행사 배만 불려준 셈이지, 우리 손에 남은 기술은 없다”고 덧붙였다.
골목상권 소상공인 연합 관계자 역시 행정 편의주의적 지원 체계를 꼬집었다. “중장년층 점포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화려한 단기 마케팅이 아니라, 알고리즘 변화에 적응하고 스스로 상세페이지나 배달앱 리뷰를 관리할 수 있는 기초 역량”이라며 “위험 점포를 조기에 찾아내 경영을 바로잡아주는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없다면 아무리 수십억 원을 쏟아부어도 폐업률을 낮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소상공인정책과 측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사후관리 보완 필요성을 인정했으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효진 시의원은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일회성 홍보나 기술 주입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성과가 부진한 업체를 끝까지 추적 관리하고, 사업이 끝난 뒤에도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생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균치의 환상 뒤에 가려진 소외 업체를 살려낼 체계적인 A/S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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