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김정환 의원(사진)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디지털 수도계량기의 고장률(2.3%)이 기존 기계식 계량기(0.65%)의 약 3.5배에 달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기술적 안정성 확보와 단말기 일체형 계량기 시범사업 확대, 친환경 스테인리스 소재 전환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를 직접 운영·관리해야 하는 수도검침 현장 관계자들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계량기 고장은 단순한 장비 결함 문제를 넘어 지하시설물이라는 특수 환경과 검침 행정의 현실적 한계가 얽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한 수도검침 관계자는 “디지털 계량기와 원격검침 통신 단말기는 습기, 침수, 동파, 통신 음영 지역 등 지하 계량기함의 가혹한 환경에 노출돼 전자부품의 물리적 한계가 드러나기 쉽다”며, “기계식 계량기는 톱니바퀴 구조라 내구성이 입증된 반면, 디지털 방식은 배터리 방전이나 센서 오류 등 예기치 못한 장애가 빈번해 현장 점검 인력의 피로도가 크다”고 털어놨다.
일체형 계량기 확대 촉구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말기 일체형 계량기는 분리형에 비해 배선이 단순해 설치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신 모듈이나 계량 부품 중 하나만 고장 나도 장비 전체를 교체해야 해 유지보수 비용이 오히려 증가할 위험이 있다”며, “지난해 200대 시범 검증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한 만큼, 현장 검증 없는 성급한 확대는 자칫 행정력과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계량기 소재를 무연황동에서 스테인리스로 전환하는 과제 역시 신중론이 뒤따른다. 스테인리스의 부식 저항성과 위생안전성,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장점이지만, 가공 난이도가 높아 생산 단가와 초기 수급 여건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대규모 교체 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검침의 본질은 첨단 기기를 보급하는 실적 경쟁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오차 없는 요금 부과와 신뢰할 수 있는 단수·누수 정보를 제공하는 기본 기능의 안정성에 있다. 서울아리수본부가 내년도 일체형 계량기 1,000대 시범 사업과 제품 재검증을 예고한 가운데, 탁상형 수치 개선을 넘어 지하 계량기함이라는 거친 현장 환경을 견뎌낼 실효적 기술 기준이 정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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