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는 이번 활동을 북한의 악성 사이버 작전인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로 지칭했다. 사건 발생 시점은 10월 29일 전후로 특정했다. 이는 해킹 발생 자체나 민간 분석업체의 추정과 구분되는 수사기관의 배후 지목이다.
FBI 발표에 따르면 미 비밀경호국(USSS), 국세청 범죄수사국(IRS-CI)과 함께 탈취 자산의 이동을 관찰했고, 자금이 주로 이더리움으로 바뀌는 흐름을 포착했다. FBI는 탈취 자산이 탈중앙화금융(DeFi) 서비스와 즉시 교환 서비스 등을 거쳐 추가로 세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노드 운영자, 가상자산 교환업체, 블록체인 분석기관 등 민간 부문에 관련 주소 또는 그 주소에서 파생된 거래를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개된 경보에는 주소 목록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업계 공조를 통한 거래 추적을 겨냥한다.
FBI의 경보는 거래업계가 확인한 자금 이동 추적과도 맞닿아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 랩스는 10월 29일 바이낸스 소유로 분류한 지갑에서 공격자 통제 주소로 10개 블록체인에 걸쳐 약 63억60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이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이 평가는 각 자산이 탈취될 당시 가격을 적용한 총 이동액이며, 이후 시세로 계산한 같은 자산의 평가액과도 다르다. 따라서 FBI가 밝힌 ‘60억 달러 초과’와 TRM의 세부 추정치는 산정 주체와 기준을 함께 봐야 한다.
바이낸스는 10월 30일 공지에서 피해 규모를 약 63억 달러로 추산하고, 당시 약 30억 달러의 영향을 받은 자산이 온체인에서 동결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피해를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자금과 사용자 보호기금으로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10월 31일에는 피해 자산의 약 90%를 보충했다고 추가 발표했다. 이 ‘보충’은 회사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산을 마련한 비율을 뜻하며, 도난 자산을 공격자로부터 되찾았다는 의미와 같지 않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자금은 안전하며 사건 손실을 회사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TRM은 별도 분석에서 10월 30일 00시30분(UTC) 기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등이 약 26억7000만 달러를 동결했고, 아비트럼 보안위원회 조치까지 합하면 약 27억 달러라고 추산했다. 바이낸스 공지와 TRM의 기준 시각·포함 범위가 다르므로 두 수치를 더하거나 차액으로 회수 성과를 계산할 수 없다.
공개된 정보에서 공격의 기술적 경로와 귀속 판단의 세부 근거는 서로 다른 출처가 설명하는 범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TRM은 이더리움 핫월렛의 권한 위임과 여러 사전 서명 승인을 분석해 핫월렛 서명 인프라 침해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FBI 경보는 북한 책임 판단과 자금 세탁 흐름, 차단 요청을 공개했지만 공격 진입 경로에 관한 상세 기술 분석을 싣지는 않았다. 바이낸스도 초기 공지에서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FBI는 트레이더트레이터가 과거 다른 가상자산 탈취 사건에도 연결된 이름이라고 적시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공개한 정보의 범위는 사이버 경보의 내용으로 한정된다. 배후 지목은 미국 수사기관의 공식 판단으로 보도 가치가 크지만, 이를 법원 판결이나 공개된 전체 수사기록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독자는 기관의 귀속 발표, 민간업체의 온체인 분석, 거래소의 손실 보전 발표를 각각 구분해 읽을 필요가 있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와 관련 업계에도 이번 사례는 지갑 간 대규모 이동을 추적하고 위험 주소 정보를 공유하는 보안 대응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다만 FBI가 공개 경보에서 특정 한국 사업자를 지목하거나 별도 조치를 발표한 것은 아니다.
FBI가 요구한 주소 차단은 관련 거래의 확산과 세탁을 막기 위한 사업자 협조 요청으로, 일반 이용자 계정에 대한 조치와는 성격이 다르다. 향후에는 관련 주소의 자금 이동, 동결 규모의 변동, 바이낸스가 예고한 기술 사후보고서, 수사기관의 추가 발표가 사건의 범위와 대응 성과를 가늠할 핵심 자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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