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5557원으로 1년 전보다 10.3% 낮았다. 무 소매가격도 한 개 2262원으로 7.1%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가을배추 출하량이 평년보다 5.5% 많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본격적인 김장철까지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파(1㎏ 2774원, -17.4%), 생강(1㎏ 1만2555원, -16.2%), 깐마늘(1㎏ 1만150원, -10.5%), 양파(-3.6%), 국산 고춧가루(-3.5%) 등 주요 양념 재료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평균치 뒤에 숨은 품목별 양극화다. 새우젓 1㎏ 소매가격은 2만269원으로 1년 전보다 32.5% 급등했고, 멸치액젓도 1㎏ 6268원으로 3.0% 올랐다. 새우젓은 김장김치의 감칠맛을 좌우하는 핵심 양념으로, 배추·무·고춧가루 등 ‘몸통’ 재료가 싸졌다고 해서 김장 전체 비용 부담이 줄었다고 느끼기 어려운 구조다.
더 날카롭게 봐야 할 지점은 대책의 타이밍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김장철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할인 지원 확대 대책을 다음 달 9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장은 통상 11월 초중순에 집중되고, 상당수 가정은 이미 10월 말부터 재료를 사들이기 시작한다.
매년 반복되는 패턴이다. 정부는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을 미리 파악하고도, 할인 지원과 비축 물량 방출 같은 실질적 대책은 가격이 이미 오른 뒤에야 뒤늦게 내놓는다.
정부 스스로도 새우젓 가격의 하락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이다. 당국은 김장철 이전에 새우젓 가격이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주재료는 관리하겠지만 양념값은 손을 쓰기 어렵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대형마트 농산물 바이어는 “배추와 무는 산지 계약재배 물량이 풍부해 할인 행사를 크게 할 수 있지만, 수산 양념류는 어획량 자체가 줄어든 상태라 매입 단가를 낮출 여력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여름 서해와 남해 일부 해역의 고수온 현상이 새우 자원량에 악영향을 미쳤고, 젓새우 어획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구 구조의 변화도 이번 김장 물가 논란에 또 다른 층위를 더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직접 김장을 담그는 가정의 비율은 매년 줄어들고 있고, 그 대신 포장김치·절임배추 구매나 김장 품앗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정부의 ‘원물 가격 안정’ 홍보가 실제 식탁 물가 체감과 어긋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는 김장철 물가 논란의 근본 원인으로 품목별 수급 관리 체계의 불균형을 지목한다. 배추·무처럼 재배 면적과 출하량을 어느 정도 예측·관리할 수 있는 채소류와 달리, 수산물은 기후 변화에 따른 어획량 변동성이 훨씬 크고 비축 기반도 취약하다.
본지는 이번 김장 물가 대책을 두 가지 시선에서 바라본다. 첫째, 정부 통계가 가리키는 ’전년 대비 하락’은 틀린 숫자가 아니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부담은 평균이 아니라 자신이 많이 사는 품목의 가격에 좌우된다는 점을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할인 지원을 비롯한 정부 대책의 시행 시점이 실제 소비 시점보다 항상 늦게 설계되는 관행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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