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500만 모인 ‘고용24’의 착시… ‘실속 없는 숫자 잔치’ 끝내야

이정윤 발행일 2026-10-23 20:24:27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국민 세 명 중 한 명이 가입했다는 대한민국 대표 공공 취업포털 ‘고용24’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누적 회원 1,486만 명에 하루 평균 90만 명이 오간다. 그러나 이 눈부신 트래픽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공 플랫폼 특유의 ‘속 빈 강정’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수치는 뼈아프다. 지난해 고용24를 통한 구직 건수 480만 건 중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 사례는 14만여 건(30.5%)에 불과했다. 2021년 35% 수준이던 매칭률은 해마다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자리를 찾으려 문을 두드린 구직자 10명 중 7명은 빈손으로 돌아섰다는 뜻이다.

이러한 ‘미스매치’의 본질은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도 저하에 있다. 민간 채용 플랫폼들이 AI 정밀 추천, 기업 평판 검증, 역량 기반 알고리즘을 도입하며 고도화되는 동안, 고용24는 여전히 불성실한 구인 공고와 검증되지 않은 이력서가 뒤엉킨 ‘단순 게시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구인 기업은 검증된 인재를 찾지 못해 돌아서고, 구직자는 알맹이 없는 정보에 실망해 민간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악순환이다.


실업급여 수급이나 공공 지원금 신청 등 의무 절차로 인해 유입된 ‘허수 트래픽’을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드나들어도 일자리 매칭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면, 세금이 투입된 공공 서비스로서의 존재 이유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국감장에서 나온 "AI 맞춤형 서비스 도입과 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는 고용정보원장의 답변이 관행적인 면피성 해명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고용24에 지금 필요한 것은 플랫폼 덩치를 불리는 홍보용 가입자 수가 아니라, 시장에서 실제로 통하는 정교한 매칭 엔진과 공고 신뢰도 필터링이다.

실질 취업 성과로 입증하지 못하는 플랫폼의 숫자는 통계 착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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