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5천억 국유재산 ‘낮잠’, 변상금 1600억 ‘증발’…재경부 17년 ‘무감사’ 직무유기

이정윤 발행일 2026-10-22 16:26:11
놀리는 국유지 여의도 61배·떼인 돈 1600억…재경부 17년간 감사 ‘0건’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 대부나 개발, 매각 등 어떤 용도로도 쓰이지 않은 채 방치된 국유재산이 6조 5,0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의도 면적의 61배에 이르는 규모다. 여기에 무단점유 등에 부과된 변상금 중 소멸시효가 지나 회수하지 못한 금액도 최근 10년간 1,600억 원에 육박했으나, 총괄 부처인 재정경제부는 법에 규정된 감사 권한을 17년간 단 한 차례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안상훈 의원이 재정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중 토지·건물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재경부 소관 미활용 일반재산은 총 1억 7,695만㎡(5,353만 평), 대장가액으로는 6조 5,6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처분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법령상 제한이 있는 재산을 제외한 순수 미활용 자산이다.


▲최근 10년간(2016~2026.8) 변상금 소멸시효 완성 건수 및 금액           (단위 : 건, 억 원)
▲최근 10년간(2016~2026.8) 변상금 부과건수 및 금액(단위 : 건, 백만원)


특히 미활용 재산의 절반(49.9%)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대장가액 기준 경기가 1조 9,275억 원(29.36%), 서울이 1조 3,474억 원(20.52%)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면적으로는 전국의 0.74%에 그쳤지만 가액으로는 20%를 웃돌아, 고가 도심 국유재산의 활용 공백이 두드러졌다. 개별 재산 중에서는 대전 유성구 반석동 일대 임야(약 36만 평)가 171억 6,000만 원으로 가장 비쌌고, 강원 양구군 해안면의 한 밭은 1996년 이후 30년째 방치된 상태다.

 

관리 위탁 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변상금 징수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안 의원실이 캠코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부과된 변상금 7,087억 원(32만 2,802건) 중 소멸시효(5년) 완성으로 징수가 불가능해진 금액은 1,589억 9,000만 원(3만 2,640건)에 달했다.

 

채권 소멸을 막기 위한 강제집행(압류) 비율은 매년 급감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연체채권 6만 5,260건 중 압류는 23.9%에 그쳤으며, 2021년 43.6%였던 압류율은 2023년 22.0%, 2024년 16.4%, 2025년 9.6%로 떨어지다 올해 8월 기준 1.9%(9,251건 중 174건)까지 주저앉았다.

 

이에 대해 캠코 관계자는 "무단점유 변상금 부과 대상 상당수가 고령층이거나 영세 한계 차주로, 실효성 있는 압류 대상 재산이 없거나 거주지 생계 곤란 등의 사유로 강제집행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무체재산권이나 가상자산 등 신종 은닉재산 조회를 강화하고 맞춤형 분납 제도를 활성화해 채권 징수율을 제고하겠다"고 해명했다.

 

미활용과 징수 누수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총괄청의 감독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유재산법 제21조는 총괄청에 중앙관서의 재산 관리 실태를 감사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재경부는 조항이 도입된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17년간 감사를 전무하게 비워뒀다. 올해 8월 말에야 국토교통부 등 3개 부처를 대상으로 첫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장기 방치 속에 위법 행위도 묵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010년부터 공공의료 목적으로 무상대부 받은 국유재산을 편의시설 등으로 민간에 재대여해 2017년 이후에만 213억여 원의 부당수익을 올렸다. 정부가 2012년 실태조사를 통해 이를 적발하고 임대료 국고 납입을 통보했으나, 14년간 환수나 추가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안상훈 의원은 "총괄청인 재경부가 관리·감독을 방치하는 사이 수조 원대 국유재산이 유휴화되고 막대한 변상금이 소멸시효로 사라졌다"며 "국유재산 감사를 정례화·의무화해 위법 사항을 바로잡고 국유재산이 국민 편익에 맞게 적극 활용되도록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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