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UNEP)은 10월 14일 공개한 기술 해설에서 가뭄 피해를 줄이려면 가정의 물 절약과 함께 지역사회·국가·국제사회의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이 부족해진 뒤 긴급히 공급하는 대응에 더해, 평소 물을 저장하고 생태계의 회복력을 높이는 준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세계기상기구(WMO)의 ‘2025 세계 수자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는 세계 하천 유량이 최근 35년 사이 가장 적었던 해 가운데 하나였다. 전 세계 유역 면적의 36%에서 평년보다 적은 유량이 나타났다. 이는 관측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13개 전 지구 수문모형이 산출한 결과다.
물 부족은 강물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지하수와 호수·하천, 토양수분, 식생, 눈과 얼음을 포함한 육상 물 저장량은 2010년대 중반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랜 시간 축적되는 물은 건조한 계절을 견디는 완충 역할을 하지만, 이 기반 자체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물이 넘치는 현상도 동시에 나타났다. WMO는 물순환이 부족과 과잉 사이를 오가며 더욱 불규칙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강물이 줄었다는 사실이 모든 지역에서 같은 강도의 가뭄이 발생했다는 뜻은 아니다.
UNEP는 지역 여건에 맞춰 물을 붙잡아두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여러 저수지를 연결해 빗물을 모으고 농업과 생활용수, 생태계 유지에 나눠 쓰는 전통적인 시스템이 활용돼 왔다. 한곳에 물을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수지 사이의 연결을 통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니제르 농민들은 황폐한 땅에 반달 모양의 도랑을 파 드문 빗물이 흘러가 버리지 않도록 붙잡는다. 나무와 식생을 방목 가축과 벌목으로부터 보호해 자연적인 회복을 돕는 방법도 쓰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황폐지 복원을 위한 식재가, 이라크에서는 오염된 물을 정화하고 마른 습지를 되살리는 인공습지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사례를 관통하는 접근은 물과 토지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다. 건강한 습지와 하천, 호수는 물을 저장하고 흐름을 조절해 건조한 시기의 충격을 완화한다. UNEP는 숲 복원과 계단식 경작지, 모래댐, 하천의 굽이 복원 등 자연을 활용한 물 관리 방안도 지원하고 있다.
유역 단위의 협력도 중요하다. 강 상류의 토지 이용과 취수, 오염은 하류의 물 공급과 생태계에 이어진다. 이에 따라 물 관리와 기후적응, 생물다양성 보전, 오염 저감 정책을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이 강조된다. 조기경보 역시 이러한 준비를 뒷받침하는 수단이다.
UNEP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브라질과 인도에서 하천·습지·호수의 보호와 복원을 위한 유역 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물 이용과 생태계 복원을 함께 계획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재원 확보 방안을 찾는 작업이다.
가뭄 회복력을 높이는 일은 비가 오지 않는 날을 견디는 준비인 동시에, 비가 내릴 때 그 물을 어떻게 남겨둘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다. UNEP는 유역 전체를 살피는 지속 가능한 물 관리를 통해 식수와 식량 생산, 생태계가 함께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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