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국산 생산 세액공제 절실" vs 소비자 "가성비 대안 막지 말아야"
정부의 '전기차 주류화' 드라이브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안방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방어책은 부재한 반면, 무리한 보급 목표만 앞세워 사실상 '중국 전기차 밀어주기'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6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기후부 장관께서는 중국산 전기차를 파는 세일즈맨이냐"며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정조준했다.
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시장의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33.9%에 달했다. 미국(0.2%), EU(20.4%), 일본(22.9%) 등 주요국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로, 올해는 4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율 관세 등 강력한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무방비 상태로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 의원은 "중국 내 재고 급증으로 인한 밀어내기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고, 이들은 이미 자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있다"며 "대책 없이 '전기차 주류화'만 외칠 것이 아니라 국산 전기차 생산 세액공제(한국형 IRA) 등 실효성 있는 방어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車업계 "기울어진 운동장" vs 소비자 "가성비 선택권 침해 안 돼"
국내 자동차 업계는 나 의원의 지적에 깊이 공감하며 정부의 조속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배터리와 정부 보조금을 무기로 파격적인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은 세제 혜택 논의에서조차 소외돼 역차별을 겪고 있다"며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한 세액공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소비자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국산 전기차 가격이 5000만~6000만 원대를 훌쩍 넘어서며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합리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 중인 한 소비자는 "국산차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충전 인프라 부족과 화재 불안 등 리스크는 소비자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며 "보조금 차별이나 규제로 가성비 높은 선택지를 제한하기보다는, 국산차 제조사들이 가격 거품을 빼고 경쟁력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보급 확대라는 환경적 목표와 자국 산업 보호라는 산업 정책적 목표 사이에서 정부의 정교한 완급 조절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호남 메가 송전망, 9년 걸릴 일을 18개월 만에?… 기업 못 믿어"
이날 국감에서는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호남 메가 프로젝트'의 비현실적인 전력 인프라 구축 계획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해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나 의원은 지역별 요금제로 인해 한국전력의 손실이 2조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재원 대책 없이 지역 민간 발전사에 부담(LMP 제도)을 떠넘기려 한다고 질타했다.
특히 송전망 건설 일정의 현실성을 두고 날 선 공방이 오갔다. 통상 345㎸ 송전선로 구축에는 평균 9년(108개월)이 소요되지만, 정부는 이를 18개월 만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의원실에서 직접 49번 국도를 따라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송전선로가 자연부락, 황룡강, 주거지역 등을 통과해야 해 주민 협의조차 불투명하다"며 "기존 변전소 공사도 수년씩 지연되는 판에 9년 걸릴 공사를 18개월에 끝내겠다는 건 상식 밖의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송전망이 깔리지 않아 공장을 돌리지 못할 위험이 있는데 어느 기업이 믿고 투자하겠느냐"고 쏘아붙였다.
"보호막 없는 친환경 드라이브로 무너지는 국내 완성차 생태계, 그리고 상식을 벗어난 '18개월 송전망' 공언까지. 만약 2년 뒤 도로가 중국산 전기차로 뒤덮이고, 송전망이 뚫리지 않아 호남 산단의 공장이 멈춰 선다면 기후부 장관은 그 천문학적 국가 손실을 과연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가.“
"장밋빛 정책 목표를 던지기는 쉽지만, 정책 실패의 대가는 고스란히 기업과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우려 없도록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 뒤로 숨기엔 마주한 현실이 너무나 엄중하다. "국산차 역차별 방치와 허황된 18개월 송전망 졸속 추진, 기후부 장관은 실패 시 직을 걸고 책임져야한다.“
기후부 장관은 지금 내놓은 말 한마디, 비현실적인 일정 하나하나에 정말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통상 7~9년의 공기가 걸린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변전소 위치 등 일부 조율 과제가 남아있으나 조만간 입지 선정을 확정 짓고, 우려가 없도록 철저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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