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병동 80%인데 입원 평가는 ‘제외’… 법망 비웃는 ‘깜깜이’ 정신병원
[데일리환경= 안상상 기자] 올해 상반기에만 입원환자 4명이 잇따라 숨진 인천 미추홀구 원병원의 비극은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문의와 정신건강전문요원 등 법적 필수 인력
야간 의료진 부재, 무면허 격리·강박, 평가 체계의 사각지대까지 맞물리며 정신병원 관리·감독 시스템 전반의 총체적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반복된 위반에도 '시정명령'뿐…무력화된 행정 제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의원(사진)이 인천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추홀구보건소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원병원에 총 4건의 행정처분을 내렸으나 모두 시정명령에 불과했다.
이 중 2건은 정신건강복지법상 필수 종사자 수 미충족(전문의·정신건강전문요원 미달)이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 환자 3명이 잇달아 사망한 직후 이뤄진 점검에서도 보건소는 실질적인 업무정지 대신 시정명령만 반복했다.
그사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매일 밤 10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 의사나 간호사 없이 간호조무사와 보호사 주도로 불법 격리·강박이 자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만성적 저수가와 구인난의 덫" vs "최소 기준조차 뭉갠 방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의료계 내부의 시각은 복합적이다. 인력 기준 위반 자체는 명백한 과실이지만, 그 배경에 깔린 구조적 한계를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신의료계 한 관계자는 "지방 및 중소 정신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인력 구인난은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라며 "정신과 입원 환자에 묶여 있는 기형적인 정액수가제 체계에서는 충분한 당직 의료진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현행 수가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중소 병원의 인력 이탈과 관리 부실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의료윤리와 환자 안전을 최우선에 두어야 할 의료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구인난이나 경영난이 야간 무의탁 상태에서의 무면허 강박이나 필수 인력 공백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최소한의 진료 안전망조차 갖추지 못한 기관에 솜방망이 처분만 내리는 관행이 결국 성실하게 인력을 유지하는 다른 병원들까지 불신받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믿고 보냈는데 감옥이었다"…소비자·환자 가족의 분노와 불안
환자와 보호자 등 의료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전체 143병상 중 80%(114병상)가 폐쇄병상인 고위험 입원 중심 병원임에도, 외부에서는 병원의 진료 수준을 가늠할 방법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원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평가에서 '우울증 외래'만 3등급을 받았을 뿐, '정신건강 입원영역'과 '의료급여 정신과'는 모두 '등급제외' 상태였다.
한 정신질환자 가족 모임 관계자는 "폐쇄병동 특성상 내부에서 어떤 인권 침해와 방임이 일어나는지 가족은 알 길이 없다"며 "국가 공인 평가 사이트조차 '입원영역 등급제외'로 정보를 가려놓고, 관할 보건소는 사람이 죽어 나가도 종이 한 장짜리 시정명령만 내렸다면 국가가 환자를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솜방망이 처분 규정 손질과 '평가 사각지대' 퇴출 시급
현행 행정처분 기준은 인력 미달 등 중대 위반이 반복되어도 즉각적인 영업정지나 허가 취소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법적 제재 수위가 낮다 보니 과태료나 시정명령을 일종의 '영업 비용'처럼 감수하며 부실 운영을 지속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허종식 의원은 "인력기준을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실효성 있는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지도록 법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심평원 평가에서 입원영역이 등급제외되는 기관들을 별도로 정밀 점검하는 공적 질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의원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폐쇄병동이 행정 당국의 무관심과 의료기관의 방임 속에 '감시받지 않는 사각지대'로 전락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처분 기준 정비와 투명한 평가 정보 공개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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