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2%, 올여름 한때 ‘체감 38℃ 이상’…하천 유량 1992년 이후 최저

유승철 발행일 2026-10-02 20:31:06
코페르니쿠스 2026 여름 분석…서유럽 평균 21.7℃로 관측 기록상 최고
폭염·저유량·산불 겹쳐 보건·에너지·운송 부담 확대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유럽의 2026년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이 사람의 몸이 실제로 느끼는 ‘열스트레스’와 물 부족, 산불, 에너지·운송 부담으로 동시에 이어진 계절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일 공개한 ‘유럽 여름 2026 리뷰’에서 여름이 끝날 때까지 유럽 육지 면적의 52%가 한 번 이상 ‘매우 강한 열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자료가 있는 기간 가운데 가장 넓은 범위다.

▲ 2026년 6월 26일 프랑스 파리 벨그랑가의 약국 전광판에 44℃가 표시돼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없음 (출처 : FreCha/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여기서 52%는 유럽의 절반이 같은 날 동시에 38℃를 넘었다는 뜻은 아니다. C3S는 습도와 바람, 햇빛 등을 함께 반영해 사람이 느끼는 열환경을 나타내는 ‘범용열기후지수(UTCI)’를 사용했다. 여름 석 달 동안 UTCI가 한 번이라도 38℃ 이상이 된 지역을 누적한 결과가 52%였다. C3S 분류에서 38℃ 이상은 ‘매우 강한 열스트레스’에 해당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극심한 더위가 열사병뿐 아니라 심혈관질환·당뇨 등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주요 보건 위험이라고 설명한다.

기온 기록도 높았다. 유럽 전체의 6~8월 평균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1.17℃ 높아 코페르니쿠스 ERA5 자료에서 역대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이었다. 서유럽은 평균 21.7℃로 기준기간보다 2.5℃ 높아 관측 기록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다. 종전 기록은 2003년이었다. 올해 서유럽에서는 하루 최고기온 30℃ 이상 지역이 전체 면적의 60%를 넘은 날이 17일로 집계됐다. 2003년에는 11일, 2025년에는 7일이었다.

열스트레스가 이어진 기간도 길어졌다. 서유럽 평균으로 ‘강한 열스트레스’가 나타난 날은 41일, ‘매우 강한 열스트레스’는 13일로 각각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첫 대형 폭염이 5월 말부터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여름 이전부터 높은 온도가 이어졌다. 코페르니쿠스는 5월 당시 서유럽의 체감온도가 넓은 지역에서 35~40℃에 이르렀다고 분석한 바 있다.

문제는 더위가 수문 환경과 함께 악화됐다는 점이다. 유럽홍수예보시스템(EFAS) 자료를 이용한 코페르니쿠스 분석에서 2026년 여름 유럽의 하천 유량은 기록이 시작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7~8월에는 라인강·다뉴브강·포강·루아르강·론강·센강 등 주요 하천에서 기록적 또는 기록에 가까운 저유량이 동시에 나타났다. 낮은 수위는 화물 운송과 공급망에 차질을 주고 관개용수, 원전 냉각수, 수력발전, 생활용수 확보 부담도 키웠다.

고온과 건조한 날씨는 산불 위험에도 겹쳤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9월 2일까지 EU에서 산불로 탄 면적은 같은 시점 기준 2006~2025년 평균의 거의 두 배였다.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서비스(CAMS)는 여름이 끝날 때까지 유럽의 산불 배출량이 2003년 이후 상위 10개 해에 들어갔다고 집계했다. 서유럽과 지중해 주변 해역에서는 해수면 온도도 기록적이거나 기록에 가까운 수준을 보이며 육지의 폭염과 함께 복합적인 기후 부담을 만들었다.

이번 결과는 한 번의 최고기온 기록보다 ‘얼마나 넓은 지역이 얼마나 오래 더위에 노출됐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WHO 유럽사무소는 유럽을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하는 대륙으로 설명하며 국가·지역·도시에 폭염-건강 행동계획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고령자와 영유아, 임신부, 만성질환자, 야외노동자 등은 극심한 더위에 더 취약해 조기경보와 의료·복지 대응을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WHO는 강조한다.

장기 흐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세계기상기구(WMO)와 C3S가 지난 4월 발표한 ‘유럽 기후현황 2025’는 폭염과 가뭄, 산불, 낮은 하천 유량이 사람과 생태계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장기 추세 자체가 2026년 개별 폭염의 원인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자료가 보여주는 핵심은 높은 기온과 수자원 부족, 산불, 따뜻한 바다가 같은 계절에 겹쳤다는 점이다.

코페르니쿠스는 2026년 여름에 기록적 열스트레스와 광범위한 건조, 매우 낮은 하천 유량, 이례적으로 따뜻한 바다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단순히 더운 여름을 넘어 보건과 물관리, 에너지, 운송, 농업, 생태계 대응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복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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