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만 명 감당한다던 코레일, 78만 명에 149분 대기…그동안 무엇을 개선했나

이정윤 발행일 2026-09-22 23:14:15
지난해 추석 전산장애 이어 올해는 ‘장애 없이’ 149분 대기
지난해 116분의 지연을 경험하고도 올해 149분을 기다려야 했다면,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고쳤고 무엇을 놓쳤는지 묻는 것이 핵심

▲AI이미지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추석과 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철도 승차권 예매 혼란을 두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그동안 무엇을 개선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추석에는 전산장애로 예매가 지연됐고, 올해는 시스템을 대폭 증설하고 200회가 넘는 사전 모의시험까지 실시했다. 그러나 이번 추석 예매에서도 일부 이용자가 최대 2시간 29분을 기다려야 했다.

코레일이 내놓은 대책이 ‘서버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에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을지 몰라도,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예매 대기시간을 줄이는 데까지 이어졌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코레일이 엄태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예매를 앞두고 최대 430만 명의 접속 대기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웹서버 60대와 대량접속제어기 20대, 인터넷 회선 40Gbps 등을 갖췄고 사전 모의시험도 232회 이상 실시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상당한 준비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9월 11일 경부선 예매 당시 실제 최대 동시접속자는 약 78만 명으로 시스템 설계 수용 규모의 약 18%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최대 대기시간은 8,949초, 무려 149분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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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코레일이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43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했는데 왜 78만 명 접속에서 149분을 기다려야 했느냐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추석 예매에서 전산장애에 따른 지연을 경험했다면, 이후 개선대책은 단순 서버 증설에 그쳐서는 안 됐다.

실제 이용자가 예매 화면에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 열차 조회와 좌석 선택·예약 과정의 처리속도, 특정 시간대 접속 집중에 따른 병목현상, 반복접속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했는지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코레일은 이번 추석 예매기간 시스템 장애로 분류되는 접속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서버가 멈췄는지 여부는 예매 서비스의 여러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지난해 전산장애로 인한 지연시간이 116분이었다면 올해는 시스템 장애가 없었음에도 최대 149분을 기다렸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다린 시간이 더 길어진 셈이다.

결국 코레일이 지난해 문제 이후 무엇을 개선했고, 그 개선으로 어떤 이용자 편익이 발생했는지를 수치로 설명해야 한다.

‘서버 장애 0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구나 코레일은 이번 예매를 앞두고 232회가 넘는 모의시험을 실시했다. 그렇다면 모의시험에서 최대 접속자를 몇 명으로 설정했는지, 실제 승차권 조회와 예약·결제 과정까지 부하를 줬는지, 149분에 이르는 대기 상황을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통·전산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대규모 예약시스템의 성능은 단순한 ‘최대 수용인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실제 처리 가능한 요청량과 평균·최대 대기시간, 예약 성공률, 단계별 병목구간 등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430만 명이라는 숫자가 ‘동시에 원활하게 예매할 수 있는 인원’인지, 아니면 단순히 접속 대기열에 받아둘 수 있는 규모인지도 명확히 구분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 차이가 설명되지 않는다면 ‘430만 명 수용 시스템’이라는 표현은 실제 이용자가 받아들이는 시스템 성능과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예약 이후 실제 구매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도 장기간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2025년 추석에는 2,028만4천매가 예약됐지만 실제 결제된 승차권은 878만3천매로 43.3%에 그쳤다. 2026년 설 역시 1,139만8천매가 예약됐지만 실제 결제는 494만매로 43.3%였다.

예약된 승차권 절반 이상이 최종 결제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레일은 이용자들의 중복·선점 예약이 실제 접속량과 대기시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미결제 승차권이 장시간 묶이지 않도록 예약·결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매크로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코레일은 2025년 추석부터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 탐지 솔루션을 적용했고 이번 추석에는 3만5,083건의 매크로 의심 접근과 1,160개의 부정사용 IP를 차단했다.

차단 실적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비정상 접속이 전체 예매시스템의 부하와 정상 이용자의 대기시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서버가 멈추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지난해 장애를 겪은 뒤 서버를 늘렸고, 회선을 확대했으며, 232회 이상의 모의시험도 했다. 매크로 탐지 시스템도 도입했다.

그런데도 국민은 최대 149분을 기다렸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장비를 얼마나 늘렸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왜 기다려야 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엄태영 의원은 “코레일은 43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했지만 실제 최대 동시접속자는 78만 명 수준이었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최대 2시간 29분을 기다려야 했다”며 “서버가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예매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이 앞으로 공개해야 할 자료도 보다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232차례 모의시험의 접속 조건과 최대 부하 수준, 단계별 처리속도, 시간대별 평균·최대 대기시간, 반복접속률, 예약 후 미결제 비율과 시스템 부하의 상관관계 등을 제시해야 이번 문제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명절 승차권 예매 혼란은 올해 처음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장애가 발생하면 서버를 늘리고, 접속자가 몰리면 대기열을 확대하는 방식만 반복해서는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개선을 확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116분의 지연을 경험하고도 올해 149분을 기다려야 했다면, 코레일이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고쳤고 무엇을 놓쳤는지를 묻는 것이 이번 추석 예매 논란의 핵심이다.

명절마다 수백만 국민이 이용하는 철도 예매시스템이라면 이제 성과 기준도 ‘서버가 멈추지 않았다’가 아니라 ‘국민을 얼마나 덜 기다리게 했느냐’​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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