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권, 인력·예산 늘렸는데 피해액 2.3배…NH농협은행 보이스피싱 대응 실효성 도마

이정윤 발행일 2026-09-17 10:20:55
예방 인력 25명→47명·예산 30% 증액에도 피해 확대

NH농협은행이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전담인력과 예산을 확대하고 새로운 이상거래 탐지시스템까지 구축했지만, 실제 고객 피해금액은 2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 피해가 급증하면서 농협은행의 금융소비자 보호체계가 실질적인 피해 예방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성권(사진) 의원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감독원 보고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사기이용계좌 개인 피해금액은 2023년 205억9,400만 원에서 2024년 327억8,500만 원, 2025년 471억7,400만 원으로 증가했다. 2년 만에 약 2.3배로 늘어난 것이다.

 

고령층 피해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2025년 60대 이상 피해액은 178억900만 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37% 이상을 차지했다. 2023년 26억9,800만 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6.5배 이상으로 늘었다.

 문제는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예방 인력과 예산, 시스템 투자가 모두 확대됐다는 점이다.

 보이스피싱 예방·대응 인력은 2023년 25명에서 2024년 37명, 2025년 47명으로 증가했다. 의심거래계좌 모니터링센터 등에 투입한 예산도 2023년 6억8,488만 원에서 2025년 9억286만 원으로 30% 이상 늘었다.

 
농협은행은 여기에 2023년 19억6,350만 원을 투입해 의심계좌 모니터링 신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상거래 탐지시스템을 통한 차단 건수 역시 2023년 8,218건에서 2024년 2만5,443건, 2025년 3만7,27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시스템 도입 이후 오탐지가 줄고 차단 건수가 늘어 모니터링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단 실적 증가와 실제 소비자 피해 감소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은 짚어볼 대목이다. 시스템이 더 많은 의심거래를 적발하고 있음에도 피해액이 계속 증가했다면 단순히 인력과 예산, 차단 건수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피해가 발생하는 단계와 고객 특성을 세분화해 예방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보이스피싱 예방정책의 성과를 단순한 차단 건수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금융회사의 예방체계는 ‘얼마나 많이 적발했느냐’뿐 아니라 실제 고객의 피해금액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중요한 성과지표가 될 수 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60대 이상 피해액이 전체의 37%를 넘는 만큼 고령 고객에 특화된 보호장치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도 보이스피싱 등에 대응하기 위해 여신거래 안심차단에 이어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제도를 시행했으며, 60대 이상이 여신거래 안심차단 가입자의 약 53%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고령층의 금융사기 예방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일정 연령 이상 고객의 고액·비정상 이체에 대한 추가 확인 절차, 의심거래 발생 시 영업점과 모니터링센터 간 즉각적인 연계, 고령 고객 대상 사전 경고와 금융교육 등 예방조치를 보다 촘촘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융회사의 핵심 책무 가운데 하나다. 특히 보이스피싱은 피해 발생 이후 자금을 되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사후 대응보다 사전 차단의 중요성이 크다. 금융위원회 역시 금융회사에 이상금융거래 모니터링 강화와 금융사고 예방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이번 수치는 인력과 예산을 얼마나 투입했느냐보다 그 투자가 실제 고객 보호로 이어졌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차단 건수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피해액이 동시에 늘어난 원인이 신종 범죄수법의 확산 때문인지, 고령층 대상 보호장치의 한계 때문인지, 내부 예방체계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성권 의원은 “농협은행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인력과 예산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스템까지 도입했지만 오히려 피해금액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60대 이상 고령 고객의 피해가 큰 만큼 현 대응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결국 농협은행이 제시해야 할 것은 투입한 예산이나 차단 건수만이 아니라 실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결과 중심의 대책이다.

고령층 피해가 가파르게 증가한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예방 시스템이 고객의 마지막 송금 단계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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