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단백질의 배신… ‘Non-GMO’ 믿고 마신 두유·두부에서 GMO 잇따라 검출

이정윤 발행일 2026-09-14 07:45:50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소비자가 대표적인 건강식으로 꼽는 두부, 두유, 된장 등 콩 가공식품에서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유전자가 무더기로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는 그간 식용 수입 콩이 비유전자변형(Non-GMO)이라고 설명해 왔으나, 20년째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현행 표시제도와 검사 체계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2025년 식품업체 제조 두부류·두유류·장류 GMO 검사 현황’에 따르면,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492건 중 13.8%(68건)에서 GMO 성분이 나왔다.

품목별로는 가공두유가 33.3%(18건 중 6건)로 가장 높은 검출률을 보였으며, 두부 13.8%, 된장 20%, 혼합장 50% 순이었다. 반면 국산 콩을 주로 사용하는 한식된장과 청국장에서는 단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본다.

 식품 전문가 시각... “0.9%와 3%의 갭, 정량분석 도입이 시급한 이유”

 식품 안전 및 가공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검사 결과에 대해 “수입·운송 과정의 비의도적 혼입 문제와 검사 방식의 기술적 한계가 결합한 예견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운송 과정의 ‘비의도적 혼입’ 불가피성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구분유통증명서를 통해 Non-GMO 콩을 수입하더라도, 수만 톤 단위의 벌크선 수송과 하역 과정에서 타 곡물이나 GMO 콩이 섞이는 비의도적 혼입(Unintentional contamination)이 발생한다.

정성분석(Yes/No)의 허점

현재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이 시행하는 검사는 GMO 성분의 존재 여부만 따지는 ‘정성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 몇 알의 GMO 콩만 섞여도 정성분석에서는 ‘양성’으로 나오지만, 실제 비율이 0.1%인지 2.9%인지 알 수 없다”며, “정량분석 기법과 법적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기업에 명확한 관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국제 기준과의 격차

유럽연합(EU)은 비의도적 혼입 허용치를 0.9%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반면, 한국은 3%까지 인정한다. 현행 기준상 2.9%의 GMO가 혼입되어도 Non-GMO로 유통될 수 있어 소비자의 알 권리가 침해받는 구조다.

GMO 성분 검출 현황 (2025년 식약처 제출 자료)

기자의 시각... ‘반쪽짜리’ GMO 완전표시제, 대만 사례에서 답 찾아야

정부는 올해부터 당류, 간장, 식용유 등에 한해 GMO 완전표시제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 체감도가 가장 높은 두부, 두유, 된장, 전분, 대체육 등 콩 직접 가공식품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이는 2006년 유기농 두유 GMO 검출 사건, 2013년 경실련 조사 등 20년간 반복된 논란에도 식품 당국의 정책 개선 의지가 미진했음을 보여준다.

식약처의 소극적인 행정은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저해하고, 오히려 정직하게 국산 콩이나 엄격한 Non-GMO 원료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역차별을 낳고 있다.

대만의 경우 두부, 두유, 전분은 물론 대체육류에 이르기까지 GMO 완전표시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송옥주 의원은 “20년째 반복되는 GMO 검출 잔혹사를 고치려면 대만처럼 표시 지정 식품 범위를 콩 가공품 전반으로 확대하고, 비의도적 혼입치를 유럽 수준으로 낮추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밥상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제도 개편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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