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복원’이라더니 포장 깔고 전망대?… 도마 오른 한강생태공원 재정비

이정윤 발행일 2026-10-29 14:50:20
환경단체·전문가 “사전 생태영향 검증 부실”… 서울시 “노후시설 개선 차원”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시가 추진 중인 ‘암사생태공원 재정비사업’을 둘러싸고 생태계 보전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생물다양성 증진과 자연성 회복을 표방한 사업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수목 벌채와 바닥 포장, 인공 놀이시설 설치 등이 잇따르며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토목형 정비”라는 지적이다.

지난 28일 서울시의회 제1대회의실에서는 양평호 의원(더불어민주당·강동4)과 홍재희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목소영 의원, 서울환경연합이 공동 주관한 「한강생태공원 재정비, 생태보전 원칙은 어디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보전이 최우선이어야 할 생태공원 완충구역 내 시설물 도입의 적정성과 행정 절차의 투명성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복원 아닌 개발”… 훼손된 서식지에 전문가·시민사회 우려 집중

발제에 나선 최영 서울환경연합 팀장은 공사 현장 실태와 서식지 훼손 정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최 팀장은 “자연 스스로 천이(遷移)하며 형성된 수목 군락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한강전망대와 유아놀이터, 포장도로 등 인공시설을 들이는 것이 어떻게 ‘생태 복원’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사업 착공 전 정밀 생태조사와 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공사로 인한 야생생물 서식처 파괴를 줄일 저감 대책은 마련됐는지 의문”이라며 사전 검증 자료와 사후 모니터링 계획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생태 전문가들 역시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한강 생태계 완충구역은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야생동식물의 서식 안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핵심 거점인데, 시민 편의와 ‘볼거리 위주’의 시설물 설치가 우선되면서 핵심 생태축이 교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태공원을 일반 근린공원이나 테마형 유원지 다루듯 접근하는 서울시의 행정 편의주의적 시각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시 “노후시설 정비일 뿐”… 의회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 세워야”

이에 대해 사업 시행 주체인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이종무 자연성회복과장은 “노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훼손된 생태기능을 보강하려는 목적”이라며 “한강전망대와 자연형 놀이터 외에도 생태연못 3개소를 정비하고 수질정화식물을 식재하는 등 생태 회복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행정 편의적 정비에 머물지 말고 사업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좌장을 맡은 양평호 시의원은 “공사 이전의 서식 실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공사 중 영향 저감 대책과 사후 모니터링이 하나의 유기적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며 “토목 공사식 준공이 사업의 끝이 되어서는 안 되며, 실질적인 생태계 회복 성과를 추적·검증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 의원은 “단순히 찬반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기록한 현장 변화와 전문가의 생태 분석, 서울시의 행정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대조해 서식지 보전과 시민 이용이 진정으로 조화를 이루는 관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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