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부 종합감사에서 정혜경 의원(사진)은 초광역특구법을 정조준했다.
정 의원은 "균형발전법이라는 외피를 썼지만 실상은 단일 법률 최대 규모인 320여 개 특례를 몰아준 기업특혜법"이라며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수도권 주민은 2등 국민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이 지목한 대표적 독소조항은 다섯 가지다. 법안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기간을 대폭 축소(전략환경영향평가 30일, 환경영향평가 45일 등)하고 보완 요구를 1회로 제한했으며, 현지조사도 연 2회 이하로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대규모 전기 사용 기업의 전력계통영향평가 간소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전 4년 조건부 허가 및 보전부담금 대체를 통한 '선착공·후해제' 허용 ▲영업비밀 명목의 유해화학물질 명칭 은폐 허용 ▲폐기물 처리시설 인허가·신고 의무 면제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부처 간 사전 협의는 거쳤으나 발의안의 세부 조항까지 모두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규제 완화에 접근할 것이며, 국회 심사 과정에서 소관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전문가 "사후 수습 불가능한 생태·안전 리스크 자초"
현장 환경관리 전문가들은 규제 특례가 현실화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환경 파괴와 산업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환경공학 전문가는 "환경영향평가는 개발로 인한 리스크를 사전에 걸러내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며 "현지조사를 연 2회 이하로 줄이고 평가 기간을 기계적으로 묶어두면, 특정 계절에만 출현하는 생태 정보나 복합 오염원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해화학물질 명칭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대체명칭으로 표기하게 허용하는 것은 화학물질관리법(화평법·화관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처사"라며 "누출 사고 발생 시 소방·의료진이 초기 대응 물질을 식별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칠 뿐 아니라, 인근 주민의 만성 노출 피해 규명도 원천 봉쇄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 "친환경 브랜드 신뢰 훼손… 지속가능성 역행"
가치소비와 ESG 경영을 중시하는 소비자 단체의 우려 역시 깊어지고 있다. 생산 현장의 환경 기준 후퇴가 결국 완제품의 안전성과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소비자권익연대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환경 검증을 건너뛰고 세워진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을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겠느냐"며 "제품 라벨에 '친환경', '안심 제조'를 표방하면서 정작 제조 지역에서는 유해물질 고지를 회피하고 폐기물을 허가 없이 처리한다면 이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제도적으로 용인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스마트 컨슈머들은 오염 유발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불매 운동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법안의 당초 목적과 달리, 환경과 안전이라는 공공재를 기업 인센티브로 맞바꾸려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향후 입법 심사 과정에서 격한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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