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뉴스정원] 가을밤 재즈 4중주 ‘The Sequel’, 재즈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꺼낸다

정진욱 발행일 2026-10-22 09:54:49
- 재즈 4중주 ‘The Sequel’, 10월 24일 호작 뮤직 라운지 공연
- 권세준·김보민·유승환·박창훈 출연…존 콜트레인 탄생 100주년 기념 연주도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좋은 이야기는 마지막 문장 뒤에도 여운을 남긴다. 책을 덮은 뒤에도 인물의 목소리가 떠오르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 장면이 마음속에서 이어진다. 음악에도 그런 순간이 있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선율이 오늘의 연주자를 만나 다시 숨을 쉬는 순간이다. 재즈 4중주 ‘The Sequel’이 가을밤 용인에서 그다음 이야기를 들려준다.

▲ 베이시스트 권세준의 연주 모습을 담은 재즈 4중주 ‘The Sequel’ 공연 포스터. 권세준·김보민·유승환·박창훈이 10월 24일 오후 7시 호작 뮤직 라운지에서 공연한다. 존 콜트레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도 마련된다.(출처=호작 뮤직 라운지 공식 sns계정)

호작 뮤직 라운지가 공개한 공연 안내에 따르면 The Sequel은 오는 10월 24일 토요일 오후 7시 무대에 오른다. 베이시스트 권세준을 중심으로 피아니스트 김보민, 드러머 유승환, 테너 색소포니스트 박창훈이 함께한다.

네 사람은 1960년대 재즈 포스트밥 시기의 명곡과 멤버들의 자작곡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연주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존 콜트레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대표곡 일부를 들려줄 예정이다.


‘후속편’을 뜻하는 팀 이름 The Sequel은 이번 무대의 방향과도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먼저 연주된 음악을 이어받되, 지금 이곳의 감각으로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가는 일이다. 오래된 곡과 새로운 곡이 한 무대에 놓이면 재즈는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현재의 목소리를 얻는다.

올해는 색소포니스트이자 작곡가 존 콜트레인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콜트레인 유산 관리 측도 ‘COLTRANE 100’을 통해 그의 음악을 기리는 기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음악가가 남긴 선율이 세대를 건너 여러 무대에서 다시 연주되는 해인 셈이다.

The Sequel의 공연 역시 그 기억을 오늘의 연주로 이어 간다. 기념의 의미는 무대 위에서 소리가 될 때 한층 가까워진다. 이름으로 알고 있던 음악가를 한 곡의 선율로 만나고, 익숙했던 곡에서도 다른 연주자의 호흡을 발견하게 된다.

이번 편성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베이시스트 권세준을 중심으로 모인 네 악기의 관계다. 베이스의 낮은 울림 위로 피아노가 화음을 펼치고, 드럼이 리듬의 결을 만들며, 테너 색소폰이 선율을 이어 갈 수 있는 구성이다. 각 악기가 맡은 자리는 분명하지만, 합주 안에서는 서로의 움직임에 따라 음악의 표정이 달라진다.

베이스는 종종 다른 악기 아래에서 조용히 흐르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귀를 기울이면 곡이 어디로 걸어가는지 알려 주는 발걸음이 그 안에 있다. 낮은 음 하나가 다음 화음의 문을 열고, 리듬의 작은 변화가 연주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번 무대는 그런 베이스의 움직임을 중심에 두고 음악을 따라가 볼 자리다.

피아노와 드럼, 색소폰은 그 흐름에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응답한다. 피아노의 짧은 화음이 선율 사이를 밝히고, 드럼의 한 번의 강세가 곡에 새로운 긴장을 만든다. 색소폰의 길게 이어지는 소리 뒤로 다른 악기들이 어떤 표정을 더하는지 듣는 일도 라이브의 즐거움이다.

재즈를 듣는 데 모든 형식과 용어를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악기의 소리가 유난히 마음에 남는지, 같은 선율이 돌아왔을 때 처음과 어떻게 다르게 들리는지 따라가 보는 것만으로도 감상은 시작된다. 고개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리듬이나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긴 음 하나가 음악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될 수 있다.

The Sequel이 명곡과 함께 멤버들의 자작곡을 연주한다는 점도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먼저 만들어진 음악을 해석하는 시간과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건네는 시간이 나란히 놓인다. 관객은 네 연주자가 어떤 음악을 듣고 이어 왔는지, 또 어떤 음악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지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가을밤의 공연은 일상의 속도를 잠시 바꾸기도 한다. 낮 동안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피로가 저녁이 되어 느껴질 때, 한 곡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은 마음을 한곳에 모아 준다. 휴대전화 속 짧은 소리들을 지나 눈앞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연주를 듣는 일이다.

객석에서는 같은 곡을 들어도 서로 다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누군가는 오래 들었던 음반을 생각하고, 누군가는 이날 처음 만난 선율에 마음을 내줄 것이다. 연주자들은 각자의 악기로 대화하고, 관객은 자신의 방식으로 그 대화를 받아들인다. 그날의 공연은 그렇게 무대와 객석이 함께 만든 한 번의 시간이 된다.

호작 뮤직 라운지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기흥단지로 64-2, 3층에 자리한다. 공연 예약과 관람 관련 사항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4일 오후 7시, The Sequel은 오래된 재즈의 기억과 오늘의 창작을 한자리에 펼친다. 백 년 전 태어난 음악가를 기리는 선율도 그 안에 흐른다. 마지막 음이 사라지고 나면 관객에게는 저마다 다른 한 구절이 남을 것이다. 가을밤의 귀갓길에서 조용히 이어질,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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