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장관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란계 마리당 순수익이 지난해 1만 2,561원이었고 한 농가가 8만 수를 기른다고 치면 10억 원의 순수익이 난다"고 답변했다.
계란 가격 안정과 수입란 지원 정책으로 농가 기반이 무너진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성 해명이었다.
그러나 국감 직후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공개한 분석 자료는 주무 부처 수장의 인식이 현장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송 장관의 계산식은 3,00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 600여 곳을 통계에서 제외해 농가당 사육 두수를 억지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상위 대형 농장의 실적이 반영된 ‘전체 평균 수익’을 임의 대입한 결과였다. 실제 통계를 들여다보면 실상은 정반대다.
전체 산란계 농가의 절반에 달하는 2만 수 미만 농가(823곳, 48.4%)는 마리당 1,222원의 적자를 보며 닭을 키울수록 빚이 늘어나는 구조다. 반면 9만 수 이상 대규모 농장(297곳)이 전체 산업 이익의 75%가량을 독식하고 있다.
송 장관이 언급한 ‘8만 수 농가’의 구간별 순수익(마리당 9,130원)을 적용해도 7억 3,000만 원 수준으로, 장관의 호언장담보다 2억 7,000만 원이나 낮다. ‘양극화의 착시’를 마치 농가 전체의 호황인 양 둔갑시킨 셈이다.
임미애 의원은 "장관은 영세 농가 600여 곳을 통계에서 누락시켜 농가 수를 줄여 잡았고, 소수의 대형 농장이 벌어들인 수익을 마치 모든 산란계 농가가 누리는 것처럼 호도했다"며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농가들을 통계에서 지워버린 채 '10억'이라는 허상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현재 산란계 농가의 절반은 닭을 키울수록 적자가 쌓여 벼랑 끝에 서 있는 처지"라며 "정부의 정책 실패와 물가 불안 책임을 농가에 떠넘기고, 농민들을 '돈 많이 버는 탐욕스러운 집단'으로 매도하기 위해 주무 부처 장관이 사실을 호도했다"고 꼬집었다.
양계업계 "사료비 폭등에 파산 직전인데… 주무 부처 수장의 등 뒤 비수"
현장 농가를 대변하는 양계업계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고곡물가로 인한 사료비 급등과 전기세, 방역 비용 인상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농민들의 절규를 주무 부처 장관이 짓밟았다는 것이다.
양계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빚을 내어 버티는 농가가 부지기수인데, 주무 부처 수장이 앞장서서 '농가당 10억 순수익'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웠다"며 "이로 인해 하루아침에 국민 밥상 물가를 위협하는 폭리 세력 취급을 받게 됐다"고 토로했다.
축산·양계업계 "생산비 폭등에 허덕이는데… 농가를 폭리 집단 몰아“
양계농가와 축산업계는 장관의 경솔한 발언에 강한 배신감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료비와 전기세, 방역 비용 급등으로 빚더미에 앉은 영세 농가의 처지를 주무 부처가 앞장서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대한양계협회 등 양계업계 관계자는 "고곡물가와 고유가로 생산비가 천정부지로 솟구쳤고, 질병 방역 기준 강화로 시설 투자 부담까지 겹쳐 중소 농가 절반이 파산 직전"이라며 "장관이 대규모 기업형 농장의 수치만 뚝 떼어내 '10억 대박' 프레임을 씌우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국민 밥상을 위협하는 폭리 집단 취급을 받게 됐다"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대형 스마트 팜의 실적만을 농촌의 현실로 둔갑시키는 탁상행정을 지속한다면 풀뿌리 중소 농가는 연쇄 폐업을 피할 수 없다"며 송 장관의 발언 정정과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물가 불안의 책임을 농가 탓으로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현장을 호도한 것 아니냐"며 장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물가 안정용 계란 수입 불가피… 구조적 격차 정책 보완 필요“
반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총괄 집행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정부 유통 실무라인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물가 관리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통계는 정책을 세우는 나침반이어야지, 행정의 과오를 방어하기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 부유층의 소득을 섞어 빈곤층의 고통을 지워버리는 평균의 함정은 정책 수립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오류다.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명분 아래 한쪽에서는 수입란 예산을 쏟아붓고, 다른 한쪽에서는 "농가가 10억씩 번다"며 현장의 절규를 외면한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농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거친 셈법이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영세 농가를 살릴 정밀하고 따뜻한 핀셋 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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