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증시 호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만으로 CEO 성과를 평가하기 어려워지면서 어떤 사업에 베팅했고 위험을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경영 능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5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뚜렷한 글로벌 투자 색깔을 갖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장기간 추진해온 해외 진출과 글로벌 자산 투자 전략이 증권사 경영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쟁에 머무르기보다 해외주식·대체투자·글로벌 자산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는 증권사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단순한 영업 관리자를 넘어 자기자본을 어디에 배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투자 책임자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가 성과로 이어질 때는 경쟁력이 되지만 시장 환경이 바뀔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국투자증권도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강한 증권사로 꼽힌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증권을 핵심 사업으로 두고 IB와 자기자본 투자 역량을 강화해온 것이 배경이다. 단기 실적보다 금융투자업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방식으로 성장 기반을 구축해왔다는 평가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의 공통점은 CEO 또는 오너의 장기적인 의사결정이 사업 전략에 강하게 반영된다는 점이다.
반면 전문경영인 체제의 대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영과 내부통제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은 대표적인 WM 강자다.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경쟁력과 삼성 브랜드를 활용한 고객 기반이 핵심이다. 무리하게 IB나 해외사업을 확대하기보다 강점을 가진 WM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선명하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의 방대한 고객 기반과 은행·증권 간 시너지가 강점이다. 하지만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라는 장점이 동시에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독립계 증권사처럼 과감한 베팅을 이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역시 농협금융이라는 강력한 모기업을 두고 있다. 농협 계열 고객 기반과 네트워크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지만, 대형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농협 계열사’ 이상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과제가 되고 있다.
결국 5대 증권사의 경쟁은 단순한 순이익 순위 싸움이 아니다. 오너 중심의 장기 베팅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안정 경영 가운데 어느 방식이 자본시장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하느냐의 경쟁이기도 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4일 “증권사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단순히 특정 분기 순익만으로 CEO의 역량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사업과 IB, WM 등 미래 먹거리를 얼마나 확보했는지와 동시에 투자 리스크를 얼마나 통제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짜 승부처는 시장이 좋을 때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아니라 시장이 흔들릴 때 누구의 경영 판단이 살아남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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