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염태영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부정승차에 따른 부가운임 부과액은 총 95억5,020만4천 원이다.
연도별 부과액은 2023년 26억4,106만 원, 2024년 36억3,989만1천 원, 2025년 32억6,925만3천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실제 징수액은 2023년 22억5,426만8천 원, 2024년 29억5,768만3천 원, 2025년 24억8,687만2천 원이었다.
반면 미수액은 2023년 3억8,679만2천 원에서 2024년 6억8,220만8천 원, 2025년 7억8,238만1천 원으로 늘었다. 3년간 미수액을 합하면 18억5,138만1천 원에 달한다.
징수율 85%→76%…부과해도 못 걷는 부가운임
문제는 부정승차 단속 이후 실제 부가운임을 받아내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수 기준 징수율은 2023년 85%에서 2024년 83%, 2025년 76%로 3년 사이 9%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납률은 15%에서 17%, 24%로 높아졌다.
2025년에는 부가운임 부과 6만5,090건 가운데 4만9,507건만 징수됐고, 1만5,583건은 미납 상태로 집계됐다. 단순히 부정승차자를 적발해 부가운임을 부과하는 것만으로는 제재 효과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정승차 유형 가운데서는 우대권 부정사용이 두드러졌다. 2025년 우대권 부정사용은 3만6,874건으로 무표 3,855건, 할인 등 기타 부정승차 8,778건보다 많았다. 우대권 부정사용은 2023년 4만1,228건, 2024년에는 5만2,275건에 달했다.
구로디지털단지역 3년 연속 최다…특정 역사 집중
부정승차가 일부 역사에 집중되는 현상도 확인됐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은 2023년 3,575건, 2024년 6,442건, 2025년 4,776건으로 3년 연속 부정승차 건수가 가장 많은 역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는 압구정역과 을지로입구역, 2024년에는 강남역과 상계역, 2025년에는 영등포구청역과 상계역 등이 뒤를 이었다.
특정 역에서 부정승차가 반복적으로 많이 발생한다면 전체 역사를 대상으로 동일한 방식의 단속을 반복하기보다 역사별 이용객 특성과 부정승차 유형, 발생 시간대를 분석해 단속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교통공사 ‘원칙적 30배’…코레일은 1~30배 차등
서울교통공사는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우대용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기본운임과 함께 기본운임의 30배에 해당하는 부가운임을 원칙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은 부정승차 유형과 상황 등에 따라 운임의 1배에서 최대 30배까지 차등 적용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는 현재 부정승차자의 고의성이나 반복성, 부정승차 유형 등을 세분화해 부가운임 수준을 달리 적용하는 별도의 내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전문가들은 부정승차에 대한 제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높은 부가운임을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것만으로 실효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 교통정책 전문가는 “실수로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와 타인의 우대권을 의도적으로 반복 사용하는 행위는 성격과 고의성에서 차이가 있다”며 “단순 위반과 상습·고의적 부정승차를 구분하고 반복 위반에는 제재를 강화하는 등 행위의 정도에 비례하는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가운임을 아무리 높게 책정하더라도 실제 징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억제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미납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고액·상습 미납자에 대한 사후관리와 징수 절차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0배 부과’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걷히는 제도
부정승차는 결국 정상적으로 운임을 지불하는 시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다. 따라서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부정승차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얼마나 많이 부과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징수했느냐’다.
서울교통공사는 3년간 95억 원이 넘는 부가운임을 부과했지만 18억 원 이상을 거둬들이지 못했다. 더욱이 건수 기준 징수율은 85%에서 76%로 떨어졌다. 부정승차를 적발하고 30배의 부가운임을 부과하는 현재 방식이 실제 현장에서 충분한 억제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특히 우대권을 고의적으로 빌려 쓰는 행위와 단순 무표 승차를 같은 틀에서 바라보는 것이 합리적인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처벌 수위를 무조건 낮추자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부정승차에는 더욱 강한 책임을 묻고, 경미하거나 고의성이 낮은 사례는 그에 맞는 기준을 적용해야 제도의 수용성과 실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역처럼 3년 연속 부정승차가 가장 많이 적발된 역이 있다는 점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반복 발생 역과 시간대, 부정승차 유형을 데이터로 분석한다면 한정된 단속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30배 부과’라는 숫자의 강도가 아니라 실제 부정승차를 줄이고 부과된 금액을 제대로 징수할 수 있는 제도다. 단속·부과·징수·상습위반 관리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부가운임을 아무리 높여도 미수금만 쌓이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염태영 의원은 “부정승차에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면서도 “단순 무표미신고와 타인의 우대권을 고의적으로 사용하거나 반복적으로 부정승차하는 행위까지 동일한 수준의 제재가 적정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승차를 봐주자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고의성과 반복성, 유형에 맞게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부가운임 미납이 늘고 있는 만큼 징수체계의 실효성도 함께 점검하고, 현장에서 보다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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