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독점에 발묶인 남산… 100억 들인 곤돌라는 2년째 ‘올스톱’공정률 15%서 법적 공방

이정윤 발행일 2026-11-03 16:59:09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60년 넘게 이어진 민간 케이블카의 독점을 깨고 시민 이동권을 확보하겠다며 첫 삽을 떴던 ‘남산 곤돌라’ 사업이 2년째 표류하고 있다.

100억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됐지만 공정률은 15% 수준에 그쳤고, 법적 공방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늑장 행정이 겹치면서 좌초 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도희 의원(사진)은 지난 2일 제340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자유발언을 통해 남산 곤돌라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와 정부의 규제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외줄 독점’에 갇힌 남산… 곤돌라 추진했지만 사법 리스크에 발목

1962년 운행을 시작한 남산 케이블카는 반세기가 넘도록 단 두 대의 캐빈으로 민간 독점 운영을 이어왔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장시간 대기가 불가피하고, 순환버스를 이용하더라도 정류장에서 정상까지 350m에 달하는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해 장애인·임산부·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접근권이 심각하게 제한돼 왔다.

이에 서울시는 2024년 8월,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을 잇는 832m 구간에 10인승 캐빈 25대를 투입해 시간당 최대 2,000명을 수송하는 공공 곤돌라 사업을 착공했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은 곧바로 암초를 만났다. 기존 사업자 측과의 소송전 끝에 최근 항소심 재판부마저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처분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사업은 법적 제동이 걸렸다. 공공성과 행정 재량을 내세운 서울시의 논리가 법원에서 잇따라 배척당한 것이다.

“핵심 열쇠는 국토부에”… 시행령 개정 지연이 부른 행정 마비

더 큰 문제는 정부의 규제 완화 지연이다. 곤돌라 지주(철탑)를 세우려면 35m 높이가 확보돼야 하지만, 현행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 시행령상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시설물 높이는 12m 이하로 엄격히 묶여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해당 시행령 개정 검토를 마치고 입법예고까지 진행했으나, 장관 교체 등 대외 변수를 이유로 1년 넘게 후속 절차를 멈춰 세웠다. 최근에는 재입법예고 방침까지 거론되며 행정 낭비와 사업 지연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궤도운송법」 개정으로 20년 이상 노후 사업자에 대한 재허가 심사 제도가 마련됐지만, 대체 교통수단인 곤돌라가 무산될 경우 서울시는 다시 기존 독점 사업자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세훈 시장 직접 나서야”… 대법원 상고·규제 해소 ‘투트랙’ 요구

이도희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한 직접적인 담판과 철저한 소송 대응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오 시장이 직접 국토부 장관을 만나 공사 지연에 따른 시민 피해를 전달하고 중단된 시행령 개정을 즉시 관철할 것 ▲시행령 통과 즉시 후속 행정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마칠 것 ▲타 지자체의 공원구역 변경 선례와 사업의 공익성을 보강해 대법원 상고심에 면밀히 대응할 것 등 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남산 정상을 누구나 편리하게 누릴 수 있도록 60년 넘은 독점의 빗장을 푸는 것은 서울시의 기본적 책무”라며 “공공 인프라 구축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사법부 모두 공익적 관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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