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탄소 포집 능력... 지구온난화 막을 만큼 엄청날까?

안상석 발행일 2023-06-26 06:57:53

[데일리환경=이동규 기자] 과거 고래의 특별한 능력이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환경 저널 ‘생태와 진화의 트렌드’에는 탄소흡수원인 고래가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게재된 바 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한 마리의 고래가 매년 33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연간 최대 22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에 비교하면 그 수치가 대단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해당 수치를 보면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함께 한 마리의 고래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고래의 배설물 역시 지구온난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고래의 배설물에는 철과 질소가 포함됐는데 이는 크릴과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영양소로 알려졌다. 고래의 배설물 속 영양소를 섭취한 크릴과 플랑크톤이 바다의 총 광합성량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더욱 많이 흡수한다는 것이다. 

지난 2021년 9월 해양보호단체 ‘그레이터 패럴론스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래의 사체 역시 지구온난화에 일조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몸속에 저장한 채 해저 바닥에 가라앉는 고래 사체 조직에 포함된 이산화탄소가 길게는 수천 년간 저장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5일 해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해양과학’에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고래의 능력으로 심각한 지구온난화를 쉽게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를 담당한 미국 그리스피대, 남아공 스텔렌보시대, 프리토리아대, 케이프타운대 공동연구팀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고래 개체 수가 지구온난화의 흐름을 바꿀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없다고 전하며 고래의 탄소 포집 능력은 해양생태계에 필수적이지만 이와 같은 능력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탄소 포집 능력과 별개로 고래는 지난 수십 년간 개체 수가 약 90%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개체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인간들이 행하고 있는 고래사냥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해양 생물의 약 80%가량이 멸종될 수 있다는 예측이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양 생태계는 물론 지구 생태계에 도움이 되고 있는 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 생물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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