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배설만 해도 탄소를 흡수한다? 숲의 정원사 코끼리가 지구에 미치는 효과 

김정희 발행일 2023-07-25 14:02:14

[데일리환경=김정희 기자] 코끼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막으며 지구 온난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는 일명 ‘저탄소 밀도 나무’를 골라 먹는 코끼리들의 식성과 온실효과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교,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LSCE),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숲에 서식하는 식물 800종 가운데 코끼리들이 즐겨 먹는 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코끼리는 수많은 식물들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덜 흡수하는 ‘저탄소 밀도 나무’를 골라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탄소 밀도 나무’는 나무의 특성상 목재의 밀도가 낮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코끼리들의 ‘저탄소 밀도 나무’를 골라 먹는 식성 탓에 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나무가 계속해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코끼리들의 식성으로 나무의 개체 수가 조절돼 나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코끼리는 탄소 흡수율이 높은 나무의 열매를 골라 먹고 배설물을 통해 씨앗을 다시 자연으로 내보낸다. 배설물을 통해 나온 씨앗은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된다. 

하루에 100~200kg의 먹이를 먹는 것으로 알려진 코끼리는 먼 거리를 이동하며 먹이를 먹어치우는 것이 특징이다. 약 4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먹는 코끼리는 이곳저곳 배설물을 내보내며 다양한 열매의 씨앗을 옮겨 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서식하고 있는 코끼리의 약 80%는 한 세기 안에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멸종 위기에 처해진 까닭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가뭄과 서식지 파편화가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열대우림 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IUCN)에 의해 멸종 위기 종으로 지정된 바 있다. 

먹고 배출하는 행위만으로 숲의 탄소 저장 기능을 지속시켜주는 코끼리에 대한 보호가 절실하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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