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섭취하고 있는 식품으로 인해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펭귄과 고래가 위협에 빠진다면 식품 섭취에 대한 생각을 달리할 수 있을까?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크릴오일에 대한 일부 과장된 정보 등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크릴오일이 오메가3 등보다 더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크릴오일의 각종 효능 및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100% 입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4월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 측은 크릴오일과 관련된 허위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까지 크릴오일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섭취하기 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크릴오일의 갑작스러운 인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 지난해부터 언론과 방송 등에서 크릴오일을 조명,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18년 57 건 이었던 크릴오일 관련기사는 2019년 4천 건이 넘었으며 각종 생활정보 프로그램 역시 크릴오일을 주제로 여러 정보를 담은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크릴과 남극의 펭귄, 고래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2018년 3톤이었던 크릴의 수입량은 2019년 588톤으로 약 200배 정도 뛴 수치를 기록했다. 크릴은 새우와 비슷하게 생긴 아주 작은 갑각류로 해빙 아래 서식하며 펭귄이나 고래의 주요 먹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펭귄들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으며 크릴 역시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며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간이 무분별하게 건져내는 크릴 역시 급감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인간의 몸에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의 손에 건져지는 크릴오일. 펭귄과 고래의 먹이가 결국 인간의 먹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크릴 전체 개체 수의 급감으로 펭귄이나 고래 등의 생태계 역시 심각한 위험에 빠지고 있다는 보고 역시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크릴오일에 대한 객관적인 의학적 효능은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크릴오일을 건강식품으로 생각하며 섭취하고 있다. 크릴오일이 아니더라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많은 식품과 영양제는 다양하다. 식품이나 영양제 선택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남극의 펭귄을 생각하며 조금 더 윤리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그 생각은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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