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30일 세수추계위원회에서 올해 국세수입 실적을 점검한 뒤 2026년 국세수입을 478조6000억원으로 재추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 37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8.0% 늘어난다. 올해 본예산 390조2000억원보다 88조4000억원, 추경예산 415조4000억원보다 63조2000억원 많다. 정부 전망대로 실제 세수가 걷히면 종전 최대였던 2022년 395조9000억원을 넘어선다.
증가분의 중심에는 법인세가 있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를 136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추경 당시 전망한 101조3000억원보다 약 35조원 늘어난 규모로, 추경 대비 전체 세수 상향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가 제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지난해 7월 본예산 편성 당시 81조원에서 올해 2월 추경 편성 당시 339조원, 9월에는 638조원으로 크게 높아졌다.
소득세도 152조4000억원으로 재추계돼 추경 전망 136조8000억원보다 15조6000억원 늘었다. 정부는 임금 상승과 반도체·금융업 성과급, 반도체 기업의 특별배당, 주택거래 증가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부가가치세는 민간소비 회복과 수입액 증가 등을 반영해 89조원으로 예상했다. 증시 호조의 영향이 큰 증권거래세는 12조4000억원, 농어촌특별세는 20조3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세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재정 여력이 커졌다는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세수 전망의 정확성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추경예산과 비교한 차이가 63조2000억원, 15.2%에 이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본예산과 추경 편성 당시 예측하기 어려웠던 반도체 호황과 기업 특별배당, 증시 활성화, 민간소비 회복 등 거시경제 여건의 변화가 전망을 크게 웃돈 세수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세수추계 방식을 손질하고 있다. 올해부터 세수추계위원회를 정부 심의기구로 격상하고 민간자문단을 병행 운영했으며, 법인세 추계에는 인공지능(AI) 예측모형도 도입했다. 지난 9월에는 국가재정법 개정을 통해 매년 9월 당해연도 국세수입을 다시 추계하는 절차를 정례화했다. 이번 발표는 정례화 이후 처음 이뤄진 9월 재추계다. 정부는 산업별 전망을 추계에 더 정교하게 반영하고 세목별 모형을 개선하는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늘어난 세수를 어디에 사용할지도 다음 과제다. 같은 날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를 열고 초과세수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민생 분야와 양극화 완화에 재원을 활용하는 한편, 국고채 시장 상황에 따라 초과세수를 이용해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478조6000억원은 아직 연간 결산액이 아니라 9월 현재의 재추계 전망치다. 올해 남은 기간 기업 실적과 소비, 자산시장 흐름 등에 따라 실제 세수는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재추계는 반도체 경기의 급격한 변화가 국가 세입 전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동시에, 크게 늘어난 세수를 재정 안정과 민생 지원에 어떻게 배분할지라는 새로운 정책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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